주말 22만 원이 경쟁력?.. 두 달새 11만 명, 발길 돌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
이벤트·프로모션 등, 도민 내장객 '꿈틀'
유치효과 '미미'.. "요금 경쟁력 제고돼야"
그린피, 부대비용 높아.. 골퍼 이탈 우려↑
골프 관광객들의 이탈이 잦아들 기미가 없습니다.
지난 1월 7만 명 이상 골프 관광객이 빠진데 이어, 2월 역시 전년 대비 4만 명이 더 줄면서 두 달 동안 11만 명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가뜩이나 높은 이용료에 접근성까지 악화된 제주 대신, 한결 창구가 넓어진 '일본'이며 '베트남' 등 동남아행을 택한 게 주요인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도민 골퍼가 다소 늘었다는데 위안을 삼지만 미미한 수준이고, 이 역시 일종의 '프로모션'이나 일시적인 '이벤트' 효과로 임시변통에 그쳐 장기적인 유치 효과를 담보하지 못합니다.
여전히 그린피 벽은 높고, 부대 비용도 부담입니다.
골프 관광객을 끌어들일 항공 등 인프라는 위축되는 추세에, 경쟁력 기반은 위태롭기만 해 골프장업계 전반에 위기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 2월 내장객 15만 명.. 전년 대비 20% 감소
오늘(10일) 제주도의 2023년도 2월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2월 제주도내 32개 골프장을 찾은 도외 지역(내륙, 외국 등) 내장객은 8만8,0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788명에 비해 3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1월 도외에서 찾은 내장객이 5만6,430명으로 전년(12만6,766명)에 비해 55.5%(7만336명) 줄었습니다.
두 달 동안 감소한 도외 골퍼만 11만3,077명에 이릅니다. 지난해부터 계산하면 10월 이후 5개월 내리 도외 골프 관광객은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2월 도민 내장객이 6만2,021명으로 전년(5만8,292명)보다 6.4% 소폭 늘었지만 전체 감소세를 막는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한 달 동안 내장객은 15만58명으로, 전년(18만9,070명)에 비해 20.6% 줄었습니다.
올들어 1,2월 두 달 전체 내장객은 25만4,895명으로 전년(38만2,967명)에 비해 33.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한시적 이벤트 등 도민 유입.. 효과 '한계'
도민 골프 내장객이 다소 증가한 건 이벤트와 프로모션 효과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로 나갈 여건들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반면, 제주 유치 기반이 취약한 것 역시도 상대적으로 도민 수요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회복세에 맞물려, 항공사들이 대거 일본이나 동남아 등 노선으로 항공기 특히 대형기종들을 편성하고 나섰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골프장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종전 제주에 편성된 노선(항공편)들이 대거 외국으로 빠졌다. 자체적으로 제주기점 노선이 10%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도외 골퍼들의 접근성이 크게 위축되고, 홀을 마냥 놀릴수도 없는 만큼 도민 골퍼들을 상대로 접점을 찾다보니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많이 진행하게 된 것"으로 전했습니다.
제주기점 국내선 운항편수 급감세는 통계에서도 드러납니다.
지난 2월 제주도가 국토교통부에 이같은 국내선 감소에 따른 좌석난 등 우려를 전하면서 운항편 확대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3월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수와 공급석은 각각 3만9,987편, 749만4,231석으로 지난해 대비 1,635편, 47만9,785석 줄어든 수준입니다.
반면 국내선 이용객은 678만9,926명으로 전년 대비 13만 명이상 늘어 수요 대비 공급난이 이어지는 실정이라 항공권 가격 상승과 좌석난 우려가 여전한 실정입니다.
■ "그래도 높은 요금, 부대비용도"... 주말 요금 22만 원, 10%↑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요금 경쟁력엔 물음표가 붙습니다.
해외로 수요 유출 우려가 지속되고, 이탈현상이 이어지는데도 제주 요금만은 내렸다거나 만족스럽단 얘기가 들리지 않는 탓입니다.
봄 관광시즌, 국내 관광객들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데다 레저수요까지 짐작되면서 자칫 요금 수준이 코로나19 이전, 아니 코로나 시기 ‘황금시절’로 돌아가는건 아닌지 우려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이달초 국내 최대 골프 부킹 플랫폼 '엑스골프(XGOLF)'가 4월, 전국적인 그린피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전국 평균 주중 그린피가 15만1,465원으로 전년(15만3,717원)대비 1.31%, 주말 19만4,390원으로 전년(19만9,143원)에 비해 2.34% 줄었다며 하향 곡선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는 ‘역주행’에, 더 속도가 붙는 양상입니다.
전년 대비 3.65% 내린 주중요금이 16만2,750원으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주말요금은 가장 요금이 높은 경기(23만2,668원)에 이어 22만 원으로 전년(20만 원)보다 2만 원, 10%나 올라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을 정도였습니다.
더구나 캐디피나 카트 이용료도 각각 15만 원과 10만 원에서 큰 변동이 없어, 내장객 체감 부담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요금 수준 고수는 결국 이용객 부담은 물론 국내 골프장 경쟁력과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골프상품 전문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골퍼들을 끌어들일 유치 기반이 확대돼야하는 것도 맞지만, 이미 높게 형성된 요금 수준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면서 "대중제 도입 등에 맞물려 전국적으로 그린피 조정 흐름이 점쳐지고 가격도 낮아지는 추세인데, 오히려 예전 수준으로 회귀하거나 가격을 올리는 건 경쟁력 하락을 자초하는 셈"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관련해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제주 골프장 요금이 '비싸다'는 고점 인식이 골퍼와 골프시장 전반에 팽배해, 이를 깨뜨리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면서 "계속 현 수준을 고수하다 결국엔 국내는 물론, 회복 속도를 내는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시장으로 수요를 더 뺏길 수밖에 없다. 그린피는 물론 부대 비용 전반에 대한 합리적 논의가 수반돼야 할 시점"이라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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