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대구서 홍준표 손잡고, 文 만나 `같이가면 길이 된다` 책 구매

임재섭 2023. 5. 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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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단일대오·보수와 협치 행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책을 구매한 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李 손잡고 안내하는 홍준표 시장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영남을 방문, 홍준표 대구시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차례로 만났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책을 추천받아 구매하며 거리를 좁혔고, 홍 시장과는 대구 지역 현안인 '달빛내륙철도'를 주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주당의 단일대오'와 '보수진영과 협치 의지'를 과시한 행보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하북면의 평산책방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나 '책방지기'일을 도왔다. 이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각자 책을 골라 계산했고, 앞치마를 맞춰 입은 채 손님을 맞으며 책 판매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후 사저로 이동해 민주당 지도부와 비공개 차담을 나눴다. 특히 이 대표가 구매한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책은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이 쓴 고용·노동 관련 내용을 담은 저서지만, 노선이 다른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추천하고 받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최근 국내외로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데 민주당이 단합하고 더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의 국가적인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를 했다"면서 "이 대표는 당내에서도 그런 차원에서 하나가 되자는 것이 의원들과 당원들의 다수 의견이라면서 박 원내대표의 손을 맞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3번째로,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취임한 후 당내 '단일대오'가 절실할 때마다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압도적인 표를 받아 당선된 바로 다음날 '사당화' 논란이 불거질 때도 문 전 대통령을 만났고, 사법리스크가 커지던 새해에도 문 전 대통령을 한 차례 만났다. 최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과 '김남국 의원 60억 코인 의혹'이 불거지며 위기를 겪자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 경선에도 출마했던 홍준표 대구시장도 대구시청에서 만났다. 이날 이 대표와 홍 시장은 달빛내륙철도 사업을 주로 논의했다. 최근 민주당이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국민의힘과 연일 날을 세우는 와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홍 시장과 만남을 통해 여권과 소통·협치 의지를 보이면서 윤석열 정부의 '불통'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가 2015년 경남도청에 무상급식 때문에 아마 왔는데, 민주당 대표가 경남도청에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며 "대구 시청이 생기고 민주당 대표가 방문한 것도 이 대표가 처음"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 대표는 "우리 시장님이 리더십이 아주 탁월해 대구가 정말 새롭게 활기 띈다는 소문이 아주 널리 퍼져있다"고 화답했고, 홍 시장은 "민주당에서는 그리 안 본다"고 답했다.

다시 이 대표가 "그렇지 않다"면서 "달빛고속철도 문제는 우리 당도 주력했던 사업이기 때문에 저희가 반대하거나 그럴 일은 전혀 없고 사실 많이 지연되고 있기 땜에 최대한 신속하게 착공될 수 있도록 현실화될 수 있도록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금년 내에 해 줄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 대표는 확답하지 않았지만 "대구시와 민주당이 정기국회 전에 예산정책협의회를 한 번 해서 실질적으로 예산 편성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그렇게 하면 대구에서 민주당 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홍 시장은 김기현 당 대표와 관련해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원로니 당에도 그런 말을 한 번씩 해주면 좋겠다"고 하자 홍 대표는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일을 언급하면서 "그래서 대구의 시정을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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