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쇄신 들어간 ‘놀면 뭐하니?’ 슬며시 해답이 보인 ‘유재석 vs 김태호PD’ 논쟁[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3. 5. 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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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유재석(왼쪽), 김태호PD. 사진 스포츠경향DB



2012년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 300회 ‘쉼표 특집’의 한 장면. 멤버들끼리 질문을 해 질문자가 답하는 사람의 숫자를 맞추면 벌칙을 주는 토크가 시작됐다. 앞으로 나선 정형돈은 대뜸 “같은 시간대에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김태호PD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따로 섭외가 들어왔다. 누구 프로그램을 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던졌다.

당시 이 질문은 멤버들의 원성을 샀다. 일단 유재석과 김태호PD가 떨어질 확률이 전혀 없어 보였고, ‘무한도전’은 7년째 순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질문은 흐지부지 없어졌지만, 정작 ‘무한도전’의 팬들 사이에서 ‘무한도전’의 인기는 유재석 때문이었는지 김태호PD 때문이었는지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로부터 11년. 희미하게나마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 나왔다. 10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대대적인 개편 소식이 들렸다. 제작진은 “다음 달 개편이 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지만, 지금까지 나온 유력한 방침으로는 의미심장한 부분이 많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포스터. 사진 MBC



일단 지난해 1월 김태호PD의 MBC 퇴사 이후부터 ‘놀면 뭐하니?’를 이끌었던 박창훈PD가 책임PD(CP)로 제작일선에서는 물러나고 젊은 PD들이 연출진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7명의 멤버 중 유재석, 하하, 이미주를 제외한 이이경, 박진주, 정준하, 신봉선이 하차한다. 제작진은 “멤버 교체는 논의 중”이라고 전했지만, 제작진의 교체는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방송 이후 내내 주말 황금시간 예능에 맞지 않는 시청률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 ‘뽕포유’ 프로젝트에 이은 ‘환불원정대’의 인기로 13%까지 올라갔던 시청률은 이후 7~9%를 맴돌았지만 박PD가 연출을 맡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하락을 시작해 두 달 넘게 4%대에 머물고 있다.

지나친 음악예능에의 의존, 루즈한 전개 그리고 무엇보다 유재석 1인 체제에 이어 하하, 정준하, 이미주, 신봉선이 포함된 5인 체제 거기에 이이경, 박진주가 합류한 7인 체제로 몸집을 키웠지만 멤버들의 개성이 발현되지 않는 분위기 등이 문제로 꼽혔다.

공교롭게도 이 하락은 유재석은 자리를 지키고 김태호PD만 빠진 상황에서 생겨났다.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 아이템에 대한 지분은 상당히 커서, 최근에는 그의 과거 사적인 모임이 시작이었던 ‘투 유(To You)’ 노래 커버와 발매를 노렸던 ‘밤이 무서워’가 포함된 ‘땡처리 엔터’는 유재석이 시작이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지난 6일 방송 주요장면. 사진 MBC 방송화면 캡쳐



결국 ‘플레이어’로서의 유재석의 능력 역시 날개를 달아줄 연출자의 능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음을 ‘놀면 뭐하니?’의 개편은 시사하고 있다.

반대로 MBC를 벗어난 김태호PD는 자신의 이름을 딴 제작사 TEO를 창립해 ‘서울 체크인’ 시리즈를 시작으로 최근 ‘지구마불 세계여행’과 자신의 회사로 영입한 이태경PD의 ‘혜미리예채파’를 잇달아 공개하며 본격적인 콘텐츠 쇼케이스에 나섰다. 올여름 넷플릭스에서 또 하나의 소속 PD 정종연PD의 ‘데블스플랜’까지 공개되면 TEO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본격적으로 따를 것으로 보인다.

개편이 요구되고 대대적인 쇄신이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유재석의 입지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의 지상파 주말예능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번의 큰 시행착오를 겪은 유재석. 김태호PD와의 분리 이후 그의 역량에 대한 시험대는 ‘놀면 뭐하니?’ 개편 이후 진짜로 차려지려 하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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