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도 객실청소 막막 … 4대보험 내걸고 외국인 직원 모시기
"관광객 몰리는데 예약 못받아"
영세모텔은 직원없어 폐업위기
숙박업 취업자 32% 늘었지만
여전히 1만4천명 일손 모자라
"유학생 비자 취업문 넓혀야"
◆ G5 경제강국 ◆
서울 중구에 위치한 5성급 A호텔은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어났지만 300개에 달하는 객실을 100%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매일 객실을 청소하고 정비할 인력이 부족해서다. 이 호텔에 룸메이드를 파견하는 업체 대표는 "청소 일을 하려는 한국인을 찾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며 "그나마 한국인 룸메이드의 경우 40대는 찾아볼 수 없고 50·60대는 물론 70대 이상도 많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한국인은 고령자 외에는 찾지 않는 룸메이드와 같은 업무는 외국인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A호텔 대표는 "이미 호텔 룸메이드 10명 중 8명이 외국인"이라며 "이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국내 숙박업 자체가 지탱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 호텔도 못 피하는 인력난은 중소 호텔에는 더 큰 부담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3성급 B호텔은 지난달에 룸메이드 구인 공고를 냈지만 한 달 넘게 적임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 채용은 물론 월급 215만원에 추가 수당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적임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다른 호텔들 역시 200만원 초반대 월급에 식대 제공, 하루 8시간 근무 엄수 등을 내세워 인력을 모집 중이지만 이력서 한 장을 받는 것조차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생활 및 숙박시설 취업자는 15만7000명으로 전년 하반기(11만9000명)보다 3만8000명(32.2%) 증가했지만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만성적인 일자리 미스매칭 업종인 숙박·음식업 미충원 인원은 작년 3분기에만 1만4000명에 달한다.
숙박업계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주로 중국 동포들이고 일부가 필리핀, 베트남, 몽골 등지 여성이다. 최근에는 호텔들이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과 4대보험 보장 등 조건을 내걸고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모텔은 인력난으로 아예 영업 자체가 휘청이는 실정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C모텔 관계자는 "룸메이드가 없어 카운터 인력까지 끌어다 방 청소에 투입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C모텔 대표는 인근에 여러 모텔을 운영 중이지만 최근 인력난에 한 곳을 폐업했을 정도다.
현재 숙박업소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방문취업(H-2) 비자를 받은 재외동포가 많다. 전문취업(E-7), 결혼이민(F-6), 관광취업(H-1) 비자 등도 가능하지만 극히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근로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전문취업(E-9) 비자 소지자는 숙박업에 취업할 수 없다. 법무부는 올해부터 숙박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호텔별 2명으로 제한됐던 E-7 비자 외국인 채용 한도를 5명으로 확대했지만 업계는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B호텔에서 룸메이드로 일하고 있는 한 20대 몽골 여성은 "유학생(D-2·D-4) 비자 소유자는 일주일에 10시간밖에 일할 수 없게 돼 있어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시간을 더 늘려주면 더 많은 외국인이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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