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 향하는 韓, 활로는 이민뿐 국민 71% "이민근로자 기업에 도움"

양세호(yang.seiho@mk.co.kr)이지안(cup@mk.co.kr) 2023. 5. 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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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한경연 1000명 설문
체류 외국인 230만명 넘어
고용절벽 해결책으로 부상
사회적 인식도 긍정적 변화

◆ G5 경제강국 ◆

저출산·고령화 직격탄으로 2030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가파른 인구 감소에 따라 저성장을 넘어 역성장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지역별로 극심한 '인력 미스매치(수급 불균형)'까지 겹쳐 사실상 외국인이 없으면 공장이 문을 닫고, 지역경제는 황폐화될 위기다. 농어촌을 중심으로 전국의 소멸위기 지역이 빠르게 늘면서 외국인 유입이 한국 경제 생존의 '필요조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4~5%이지만 숫자로는 200만명을 넘어서며 이민자 유입에 대한 인식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매일경제가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국내 이민자 유입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이민자 유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34.4%), '매우 긍정적'(5.2%)이란 응답이 '대체로 부정적'(13.7%), '매우 부정적'(4.3%)이란 응답보다 많았다. 특히 최근 5년간 이민자에 대한 인식 변화 조사에선 '긍정적으로 변했다'(40.0%)는 응답이 '부정적으로 변했다'(22.7%)는 응답보다 2배 가까이 높아 이민자 증가와 함께 그들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노동력 유입이 더 필요한 배경은 인구 감소다. 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는 134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다. 2010~2020년 생산가능인구가 396만명 늘어난 것에 비하면 34% 수준에 불과하다. 앞서 2000~2010년에는 증가 폭이 463만3000명에 달했다.

이미 전국 생산현장에선 인력 미스매치에 따른 빈 일자리가 넘쳐난다. 실제 작년 3분기 기업이 적극적으로 구인에 나서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은 18만5000명으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미충원 인원은 만성적 구인난에 시달리는 제조업(5만8000명)에서 가장 많았다.

운수·창고업(2만8000명), 도소매업(1만9000명), 숙박·음식점업(1만4000명) 등에서도 빈자리가 크게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이민자 유입이 경제·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긍정적'(49.9%)이란 응답이 50%에 가까운 배경으로 풀이된다. '부정적'이란 응답은 32.5%로 나타났다. 농어촌이 많아 지역경제를 외국인에게 크게 의존하는 광주·전남·전북(63.9%), 강원·제주(61.5%) 등에서 긍정적이란 응답이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37.4%), 30대(39.2%)에서 긍정적이란 응답이 적었다. 일자리 충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민자 유입을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그 이유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해결'(62.8%)을 1순위로 꼽았다. 2순위로는 '경제·사회·문화적 다양성 확보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30.1%)를 지목한 응답자가 많았다. 이민 근로자가 기업 활동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대체로 기여'(61.3%), '매우 기여'(9.9%) 등 긍정적인 응답이 71.2%에 달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87만7000명에 달하는 외국인 취업자가 가져오는 경제효과는 이미 작년에만 175조3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모노리서치가 지난 4월 13~19일 7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9%포인트다.

모자이크 코리아

미국은 이민자를 기존 문화에 흡수하는 용광로(Melting Pot) 이민 정책을 편 반면 캐나다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모자이크' 사회로 이민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투자이민이 활성화된 캐나다와 달리 한국은 제조, 서비스업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도 △지속가능 성장과 다문화 통합 △외국인 근로자 유치와 고급인력 이민 △통합적 이민정책을 통해 한국형 모자이크 사회로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양세호 기자 /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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