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 직격탄 맞은 산은 정부도 출자 망설이며 구경만
한국전력 지분 33% 보유
작년 8조원 손실 떠안아
보유지분 가치 2조원
HMM 매각작업 서둘러야
◆ 표류하는 정책현안 ◆
KDB산업은행이 최악의 재무 상태에 빠져든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미룬 정부와 스스로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던 산은에 1차 책임이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정책금융이 기업들에 안정적인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산은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먼저 켜져 버린 상황이다. 이제라도 정부가 과감한 증자를 서두르고,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산은 손실을 줄여줘야 한다. 산은도 빠른 HMM 매각으로 자본 여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올해 3월 말 기준 13.08%까지 급락한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속한 대규모 추가 증자가 필수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산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은 BIS 비율은 지난해 말 13.40%에서 3개월 만에 13.08%까지 떨어졌다. 작년 말과 올해 3월에 총 1조원 증자가 이뤄졌지만 규모가 작고 시기도 늦춰지면서 되레 재무건전성 지표가 더욱 악화됐다.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가 빠르게 산은에 대한 증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현물출자 규모를 대폭 늘려 산은의 대출 여력을 키워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금출자와 달리 국무회의 의결 사항이어서 정부 결단이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내년도 예산에 현금출자 내역을 반영하기 위해 국회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산은 재무건전성 위기의 본질적인 문제인 한국전력공사 적자 이슈를 해소하지 않으면 증자와 같은 단기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 산은은 한전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고, 한전 적자는 지분법 평가에 따라 지분율만큼 산은의 손실로 잡힌다. 지난해 한전 순손실은 24조여 원이다. 이 중 8조원 정도가 산은 손실로 잡힌다. 지난해 산은의 당기순이익은 개별 기준으로 4649억원이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7조원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전의 1조원 손실은 산은 BIS 비율을 0.06%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정부와 국회가 전기료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는 정책금융 능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본다. 내년 총선 표를 의식해 전기료를 올리지 않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소폭 인상에 그친다면 한전 적자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고, 결국 그 부담 중 많은 부분을 산은이 떠안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산은이 HMM 경영권 매각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HMM은 산은(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1, 2대 주주다. HMM 시가총액이 9조6000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이들이 보유한 지분 40.65%의 가치는 4조원가량 된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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