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부터 호텔까지…일터에 한국사람이 없다

임성현 기자(einbahn@mk.co.kr), 정지성 기자(jsjs19@mk.co.kr),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3. 5. 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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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코리아
"외국인 없었으면 벌써 문닫아"…전국 곳곳 인력난
급격한 인구절벽에…국민 56% "이민 활성화 필요"

◆ G5 경제강국 ◆

경기도 포천에서 금속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A대표는 최근 부인과 딸을 직원 명단에 올렸다. 한국인 13명과 네팔, 미얀마, 캄보디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 13명이 근무하는 공장에 외국인을 더 채용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현행 고용허가제에선 외국인 직원이 한국 직원보다 많아선 안 되기 때문이다. A대표는 "외국인이 없으면 공장 문을 닫을 판"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4성급 B호텔은 처음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룸메이드로 채용했다. 그동안 고객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행여 문제가 될까 고수했던 창업주의 지론, 한국인 채용 원칙을 깬 것이다. B호텔 관계자는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해도 필요한 인력 규모를 가까스로 맞추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인구절벽과 대기업·중소기업, 수도권·지방 등 인력 미스매치로 한국에 일할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2050년이면 한국 인구는 현재 5100만명에서 4700만명으로 뚝 떨어진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에 50년 후인 2070년이면 인구 절반이 노인이 된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고갈되면서 '역성장' 경제로 전락하는 '인구 디스토피아'가 현실화될 위기다.

인구위기를 맞은 G7 선진국들은 이민정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민자 비율이 20%에 달하는 캐나다는 이민자 유입으로 작년 한 해만 인구가 무려 100만명 늘어났다. 한국은 이민자 비율이 4.5%로 G7 평균(13.0%)의 절반에도 못 미칠 만큼 외국인 불모지다. 이민사회 전환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한국은 G5 경제강국 도약은커녕 글로벌 '낙오자'로 전락할 수 있다. 인구 소멸에 따른 성장위기에 한시라도 빠르게 대응하면서도 다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 저비용 외국인 근로자 유입과 고급 인력들의 정주형 이민이 시너지를 내는 '한국형 모자이크 사회'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10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이민자 유입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5명은 이민자 유입이 국내 경제,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같은 인식변화를 기초로 이민 활성화에 국민들 절반이 넘는 56%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격적인 이민정책의 시초인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20년을 맞는 올해 매일경제신문은 법무부 산하 싱크탱크인 이민정책연구원과 한국형 모자이크 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손홍기 이민정책연구원장 직무대행은 "40만여 명 단순노무인력, 80만여 명 동포 및 영주 인력, 20만여 명 유학생, 40만여 명 불법체류자 등에 대한 각각의 이민정책 퍼즐을 맞춰 종합적인 큰 그림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 정지성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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