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명 온다던 레고랜드…실제 방문객 따져보니 ‘반토막’

박수혁 2023. 5. 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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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문을 연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 1년 동안 10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도 "막대한 세금과 행정 투여에도 불구하고 입장객 수가 애초 기대했던 목표치의 절반 정도에 그친 것"이라며 "입장객 수를 월별·분기별 파악이 불가능한 '100만명 단위'로 공개하겠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자화자찬과 변명으로 일관한 레고랜드의 해명은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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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문을 연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 1년 동안 10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사진은 레고랜드 입구 모습. 박수혁 기자

지난해 5월 문을 연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 1년 동안 10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이는 애초 목표치의 절반 수준으로, 지역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레고랜드는 10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해 5월 어린이날 개장 이후 약 1년 만에 누적 입장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앞으로도 100만명 단위로 입장객이 누적될 때마다 정기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레고랜드는 ‘입장객 수 비공개’가 다국적 기업인 본사의 ‘글로벌 방침’이라며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왔다. 이번 입장객 수 공개는 한국 지사가 본사를 설득해 세계에선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레고랜드 쪽은 “200만명으로 알려진 목표 수치는 문화재 발굴로 인한 개발 규모 축소와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반영하지 않은 과거 유치 단계에 추산한 기대치”라며 “현실적인 첫해 목표는 아니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번에 레고랜드 쪽이 입장객 수를 공개한 것은 지역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 레고랜드는 최대 100년 동안 테마파크 부지를 무상으로 빌리고, 기반시설 조성 등에 2100억원의 세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가늠할 기본 정보인 입장객 수조차 공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다.

이순규 레고랜드 사장은 “코로나 시국인 지난해 개장해 어려움이 있었고, 실제 운영 기간으로 따지면 약 9개월 만에 100만명이나 되는 고객이 방문한 것이다. 이미 성공한 글로벌 레고랜드들도 처음엔 어렵게 시작했고 우리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해서 성장하면 지역사회의 기대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랜드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입장객 수까지 공개하며 지역 여론 끌어안기에 나섰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윤민섭 춘천시의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의 영향은 크지 않았고 오히려 보복소비 현상까지 있었다. 개장 특수 같은 호재는 언급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등 부정적 외부 요인만 언급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비싼 이용료와 주차비, 편의시설 미흡 등 개장 준비 부족 탓에 부정적 이미지가 커져 개장 특수를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도 “막대한 세금과 행정 투여에도 불구하고 입장객 수가 애초 기대했던 목표치의 절반 정도에 그친 것”이라며 “입장객 수를 월별·분기별 파악이 불가능한 ‘100만명 단위’로 공개하겠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자화자찬과 변명으로 일관한 레고랜드의 해명은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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