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물가 진정 안되면 금리 더 올릴 것"
"2%대 인플레 달성 2년 걸려
올해 금리 내릴 이유 없다"
시장 긴축완화 기대 '찬물'
"우리는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말한 적이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3인자' 입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왔다. 중도 성향의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현지시간) 뉴욕이코노믹클럽 연설과 외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데이터를 통해 결정하고 있다"며 "만약 추가적인 (금리 인상) 정책이 적당하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금리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장은 사실상 마지막 금리 인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날 윌리엄스 총재 발언으로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잡히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 인상도 불사하겠다는 연준 의지를 확인한 셈이다. 뉴욕 연은 총재는 FOMC 당연직 부위원장으로서 연준 이사들과 함께 매번 투표권을 행사한다. 순번제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다른 지역 연은 총재보다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이 한층 큰 자리다.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는 금리를 인하할 어떤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꽤나 오랫동안 제한적인 정책을 고수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준이 목표하는 2%대 인플레이션에 도달하는 데는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완만하게 오르고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이 과정에서 내년에 실업률이 4.5%까지 상승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은 3.25%로 떨어지고, 연준 목표치인 2%대는 2년 뒤에나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앞으로 신용조건 변화와 그에 따른 경제 성장 영향, 고용, 물가 상승 등 동향을 집중적으로 볼 것"이라며 "6월 FOMC 회의 때까지 많은 데이터를 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뉴욕 연은이 공개한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4%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특히 3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8%에서 2.9%로 올랐다. 연준 목표치에는 3년 뒤에나 도달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연준은 지난 3일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최대 5.25%까지 끌어올렸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더 많은 조치(금리 인상)를 취할 수 있도록 윌리엄스 총재가 문을 열어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윌리엄스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다음달 FOMC 회의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한국시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다음달 14일 금리 동결 가능성을 74.2%로,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25.8%로 예측했다. 이달 3일 FOMC 회의 직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4.4%에 불과했다.
같은 날 연준 2인자인 부의장으로 내정된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애틀랜타 블랙체임버스 비즈니스그룹에 보낸 논평에서 '경기 침체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제퍼슨 이사는 "미국 경제가 질서정연(orderly fashion)하게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다만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미국의 신용 위축 우려는 미국 경제 흐름상 '전형적' 현상으로 연준의 긴축정책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제퍼슨 이사는 미국 경제에 충격이 없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연착륙'에 대한 희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준이 중요시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중반 9%를 넘어선 뒤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변동치는 5%까지 내려왔다. 다만 연준이 이상적으로 바라는 목표치 2%에 비해서는 여전히 2배에 이르는 높은 수치가 유지되고 있다. 또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도 5.6%를 오르내리며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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