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상수지 적자 … 하반기 낙관론 흔들

양세호(yang.seiho@mk.co.kr),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3. 5. 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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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6개월 연속 내리막길
올해 들어 해외여행 급증에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확대
KDI "올해 경상수지 흑자
160억달러에 그칠 수도"

지난 3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됐음에도 향후 판세를 낙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등 국내 교역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어둡기 때문이다. 여기에 4월은 계절적 요인으로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있어 '반짝' 흑자 전환을 한 뒤 장기 부진에 빠질 수 있다. 시장에선 이미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을 대폭 낮춰 수정하는 등 경고등을 울리고 있다.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경상수지 부진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하반기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한국은행 등 경제당국의 낙관적 예측이 빗나갈 것이란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3월을 포함한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12억9200만달러) 이후 11년 만의 적자다.

가장 큰 요인은 지난 1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인 4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3월 성적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경상수지에서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는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감소하며 11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564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나 줄어들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정보기술(IT) 업종 부진 등에 따라 반도체(-39.7%), 화공품(-17.3%), 석유제품(-16.6%) 등에서 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전년 동월 기준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서비스수지 역시 19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들었던 해외여행이 다시 늘면서 출국자 수가 입국자 수보다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상품과 서비스수지 동반 적자를 메꾼 것은 본원소득수지였다. 3월 국내 기업 해외법인이 본국으로 배당하는 배당소득수지가 큰 폭으로 늘며 36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문제는 4월엔 국내 기업들의 외국인 배당 시즌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4월 경상수지는 보통 적자를 기록해왔다. 2020~2022년 월별 경상수지는 최소 27억달러에서 최대 32억달러 적자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액도 496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4.2% 줄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반도체 경기 관련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근접했다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컴퓨터와 모바일기기의 교체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 반도체 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감소하면 국내총생산(GDP)은 0.78% 줄고, 반도체 가격이 20% 하락하면 GDP는 0.15%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물량 10% 감소와 가격 20% 하락이 겹치면 GDP가 0.93% 줄고, 민간소비는 0.6% 감소한다는 것이 KDI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한은이 예상한 연간 기준 260억달러 규모의 흑자 달성도 실패가 확실시되고 있다. 한경연은 3월 올해 경상수지가 145억달러 흑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KDI 역시 당초보다 115억달러 하향한 160억달러에 그친다고 봤다. 또 KDI는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가 1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한은 전망치는 44억달러 적자였다.

[양세호 기자 / 류영욱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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