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적응 문제없다 … 나는 아이언 맨"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5. 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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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챔피언십 11일 개막
3년7개월 만에 출전 임성재
연습라운드서 버디 8개 낚아
동료들 "갓성재" 외치며 감탄
정교한 웨지샷 비법도 전수
11일 개막하는 우리금융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10일 연습 라운드를 소화한 임성재가 아이언을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정우 기자

"오~ 갓성재(갓+임성재)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연습 라운드가 열린 10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 3년7개월 만에 KPGA 코리안투어에 모습을 드러낸 임성재(25)를 보고 선수들은 '갓성재'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톱골퍼들에게도 임성재는 스타였다.

전날 오후에 입국해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은 오전 7시 18분. 임성재가 1번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거리 비행에 시차 적응까지 겹쳐 피곤할 법도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프로골퍼의 꿈을 함께 키워온 동료들을 만나자 임성재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1번홀에서 힘차게 스윙한 임성재의 티샷은 페어웨이를 향해 빨랫줄처럼 날아갔다. 1번홀 티잉 그라운드 주변에 있던 동료들과 관계자들은 "대박" "역시 갓성재"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아이언샷과 퍼트도 완벽했다. 홀 옆 약 2m 거리에 공을 붙인 그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까지 성공했다.

임성재는 "몸 상태가 무거운 건 사실이지만 샷과 퍼트 감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한국 골프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화요일(9일) 한국에 와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시차 적응 등을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임성재는 남은 17개 홀에서도 버디 7개를 낚아채며 전날 오후에 도착해 시차 적응이 안 된 상태라는 게 믿기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동반 라운드를 한 동료들도 임성재의 플레이에 감탄했다. 이재원과 장희민, 김승민은 "PGA 투어 간판선수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며 "멀리 똑바로 치면서 그린 주변 어프로치, 퍼트까지 잘하는 임성재가 대단하다. 오늘 연습 라운드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체력에 대한 문제는 없을까.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 매년 가장 많은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한 명인 만큼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아이언맨'이라는 별명처럼 체력은 자신 있다. 또 한국 골프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힘이 난다"며 "첫날 경기를 오후 조에서 시작하는 만큼 컨디션 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연습 라운드를 치르면서 세운 전략대로 차분하게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도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임성재는 이날 10세 때부터 절친한 사이인 이재원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임성재는 "프로가 된 뒤 재원이와 함께 대회를 준비한 게 처음이다. 친한 친구와 연습 라운드를 함께하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확실히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듯함과 특별함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성재는 연습 라운드 도중 일일 선생님으로 변신해 동료들에게 몇 가지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가장 많이 물어본 것은 그린 주변 웨지샷이다. 김승민은 "임성재의 웨지샷을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을 정확하게 떠내는 게 대박이다. 거리와 스핀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것도 신기했다"며 "웨지샷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만큼 열심히 연습해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습 라운드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임성재는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즐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승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재미있게 치려고 한다. 1차 목표인 컷 통과에 성공한다면 주말에 순위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임할 예정"이라며 "한국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주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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