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큰손’ 여행객 증가에 고급 좌석 늘리는 항공사들

비즈니스석과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예약해 항공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 비율이 늘면서 항공사들도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은 올해 고급석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줄어든 출장 여행을 레저 여행객들로 만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카르스텐 즈포르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CEO)는 FT에 “1등석 좌석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기는 올해가 처음”이라며 비싼 좌석을 채워야 하는 건 ‘영구적인 변화’라고 설명했다.

에어프랑스-KLM도 출장 여행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자 고가의 레저를 즐기는 여행객들의 수요 증가에 맞춰 투자를 하고 있다.벤 스미스 에어프랑스-KLM CEO는 최근 애널리스트들에게 “현재 호텔과 비즈니스 등 럭셔리 분야 모두 활발하다”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고급 좌석 이용 승객은 2019년의 86%까지 회복돼 81%인 전체 좌석 이용률을 앞질렀다. 비싼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자 항공사들은 기내 뿐만 아니라 공항 라운지를 확충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에티하드항공은 지난주 새로운 2등석 상품 투자 계획을 공개했으며 루프트한자는 새로운 1등석을 추가를 위해 25억 유로(약 3조3100억원)를 투자하기 시작했다.델타항공은 올 여름까지 모든 보유 기종에 고급 좌석을 설치할 예정이며 호주 콴타스는 고급석 이용 승객을 위한 라운즈 개선에 1억 달러(약 1324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령을 참았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소비자들이 고급 손목 시계와 고급차, 고가 부동산에 이어 항공기 1등이나 2등석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항공사들은 앞으로도 계속 명품과 럭셔리 체험이 급격히 늘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고급 좌석의 주 고객은 미국 여행객들이다. 달러 강세에 대서양을 건너 유럽을 찾는 미국인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1·4분기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고급 좌석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모두 높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항공기 여행 승객 증가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늘었다. 이에 대해 글렌 하우언스타인 델타항공 사장은 “고급 좌석에 한번 앉을 경우 계속 이용하게 된다”며 낙관적인 장기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