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언제까지 깜깜이 배달비에 당해야 하나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3. 5. 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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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배달플랫폼노조 소속 일부 라이더들이 배달의민족 측에 배달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단행했다. 이들의 주장은 고객과 점주에게 받는 배달비를 인상하자는 게 아니라 기존에 배민이 받는 배달비 안에서 라이더 지급 비중을 높여 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해 4월과 올해 4월 직접 라이더로 뛰어 보니 배민이 배달비 명목으로 떼어간 금액 중 라이더에게 주는 배달료는 대부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배민에 간 것이다.

서울 전역의 평균 금액으로 따져 봐도 라이더 배달료는 1년 전보다도 더 내려갔다. 지난해 4월에는 평일 점심시간 서울 전역의 평균 예상 배달료가 약 3760원(고객 지불 거리 할증료 포함)이었지만, 지난달에는 서울 전역에서 3700원을 초과하는 배달 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배민의 신속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의 한집배달(단건 배달)은 기본 거리에 고객·점주 합산으로 건당 6000원, 알뜰배달(근거리 묶음 배달)은 서울 관악구 기준 4100~5300원을 배달비로 받는다.

비슷한 단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쿠팡이츠도 마찬가지다. 1년 전 배달 주문 플랫폼사들이 배달비에서도 과도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전반적인 배달 시스템 운영을 위한 비용"이라고 뭉뚱그려 해명하는 데 그쳤다.

배달 시스템 운영엔 당연히 비용이 든다. 하지만 기본 거리에 한집배달을 한다고 했을 때 라이더 배달료 3000원 외에 건당 3000원씩이나 더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이미 주문금액의 6.8%(기본 요금제 기준)를 주문중개수수료로 떼가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수입원 중 하나인 주문중개수수료조차도 고객이 무려 4만5000원어치를 시켜야 3000원이 겨우 넘는데 배달비에선 너무 쉽게, 너무 많은 금액을 가져간다.

배달비에서도 수익을 내려고 한다면 차라리 투명하게 비용을 산정해 배달비의 일정 비율을 배달중개수수료로 떼가는 게 나을지 모른다. 언제까지 소비자들이 깜깜이 배달비에 당해야 하나.

[송경은 컨슈머마켓부 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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