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찜할 만하네" … 크게 웃은 '일학개미'
국내와 미국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 주식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일본 상사주에 대한 지분 투자를 늘린 것도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 풀이된다. 또 여전히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영향으로 엔화가치가 떨어져 있어 향후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보관 금액은 지난 8일 기준 29억달러(약 3조842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550억달러·약 73조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국가·지역 기준으로는 2위다. 홍콩(21억달러) 중국 상하이(9억달러) 유럽(6억달러)보다 일본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더 많은 셈이다. 최근 한 달(4월 10일~5월 9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514만달러 규모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일본 주식을 순매도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최근 한 달간 일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일본 대형 종합상사인 마루베니(417만달러)다. 뒤를 이어 닌텐도(412만달러)가 이름을 올렸다. 3·4위는 아이셰어스 미국채 20년물 ETF(410만달러)와 스미토모금속광산(SMM·252만달러)이었다. 마루베니가 1위에 오른 것은 버핏 회장 효과로 해석된다. 일본 종합상사 중에서는 순매수 상위에 마루베니 외에 이토추상사도 포함됐다. 버핏 회장이 최근 일본 상사에 대해 "100년을 넘어 영원히 살아남을 기업"이라고 평가하면서 마루베니와 이토추상사는 각각 11%, 14.99% 상승했다.
게임회사 닌텐도는 한국 투자자에게 친숙한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매수가 몰린 것으로 평가된다. 닌텐도는 최근 전 세계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흥행에 힘입어 최근 한 달간 주가가 10% 이상 올랐다.
스미토모광산은 일본의 대표 양극재 회사다. 국내 증시에서 양극재 기업이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한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해외 기업까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달 새 일학개미들은 스미토모광산을 252만달러어치 사들였다.
일학개미는 일본에 상장된 미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매입했다. 미국채 20년물 금리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순매수 3위와 6위에 자리했다. 각각 410만달러와 163만달러 규모다. 일학개미가 사들인 미국 ETF 상품은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매수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한국이나 미국에서 살 수 있는 상품을 일본까지 가서 매입한 것은 환율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에서 달러 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일본 시장 성과는 나쁘지 않다. 같은 기간 나스닥과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일본 닛케이225는 5.83% 상승해 지난해 1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종합상사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와 기술주 등이 상승 랠리를 이끌었다.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하며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기대되면서 일본 리오프닝주도 정책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까지는 일본 정보기술(IT)·제조업체와 엔화 강세 수혜 기업을 선호하겠지만 상반기에는 국채금리와 환율 영향이 제한적이고 외국인 여행 증가 수혜가 기대되는 리오프닝 업체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말했다.
국내에 상장된 일본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일본 펀드는 평균 13.67% 올라 유럽 펀드(11.72%) 브라질 펀드(4.24%) 인도 펀드(4.11%) 등을 웃돌았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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