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POINT] "진짜 망하길 바라시나요" 가짜뉴스에 저축銀 '눈물'
"저축은행 중 올해 1분기에 흑자를 낸 곳은 4곳뿐이다" "적자 때문에 저축은행 예금을 못 뺄 수도 있다". 최근 저축은행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카더라'성 소문들이다. 출처 불명의 말들이 메신저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떠돈다.
물론 인터넷 검색을 조금만 해봐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10여 년 전 저축은행 사태를 기억하는 예금자들은 이런 유언비어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지난달 특정 저축은행을 언급하며 '잔액을 모두 인출하라'는 내용의 음해 문자메시지가 퍼지자 문자에 언급된 저축은행들에서는 수백억 원의 예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올해 저축은행업계가 수년 만에 적자를 낸 것은 사실이다. 아직 1분기 결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저축은행중앙회는 총 79곳의 저축은행 중 약 25곳에서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한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 업권을 불문하고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문제는 적자라고 해서 다 위험한 건 아니라는 점이다. 저축은행도 손실에 대비해왔다. 올해 1분기 기준 BIS비율(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13.6%로, 법정 규제 비율인 7~8%보다 높다. BIS비율이 높을수록 경영위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유동성 비율은 241%다. 숫자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유언비어처럼 호들갑을 떨 상황은 아니다.
부동산 불황으로 인한 위험 요소가 있지만, 저축은행은 규정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크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부터는 매달 금융당국에 PF 대출 종류별로 사업장 수, 건전성에 따른 잔액 등을 세세하게 보고하고 있다. 사실 다른 업권에 비해서도 감독 강도가 높다.
경기가 악화될 때마다 유언비어가 되풀이된다. 유튜브 조회 수를 높일지는 모르지만 그 피해는 언제든 금융권 전체로 퍼질 수 있다. 막연한 불안감만으로도 멀쩡한 금융 회사는 위기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유언비어에 가려진 진짜 숫자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
[명지예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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