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태영호 중징계 면하나…김재원은 막판 고심(종합)

김정률 기자 이밝음 기자 한상희 기자 2023. 5. 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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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 관계자 "책임 있는 자세 보여" …정상 참작 여지
최고위원 1명 '궐위'…전국위 열어 후임 선출할 듯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앞두고 나선 최고위원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3.5.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이밝음 한상희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자진사퇴' 결단을 내렸다. 이에 당 지도부는 부담을 덜면서 태 최고위원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 징계 수위도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저는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려 한다. 그동안의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태 최고위원은 중징계까지 예상되지 않았다. 문제가 된 제주 4.3 사건 등 발언과 관련해 그가 북한 출신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하지만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의 '공천' 녹취 보도가 나오면서 태 최고위원의 징계 수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당 지도부는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판단했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당 논란의 중심으로 불러온 김재원 최고위원과 함께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를 받을 것이 유력했다.

이런 가운데 태 최고위원이 이날 자진사퇴 결정을 내리면서 징계 수위도 예상보다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형법에서 죄를 지은 후 자수한 사람은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윤리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진사퇴를 한 것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 사람에게는 정상참작 사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최종 결과는 회의를 해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태 최고위원이 자신사퇴 결심 전 지도부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후 "여러 고심이 있었던 것 같다. 결단을 내린 것이라면 합당하게 맞춰나가야 한다"고 했다.

앞서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지난 8일 윤리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자진사퇴가 양형 사유에 반영되겠나'라는 질문에 "그런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윤리위가 8일 회의에서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확정하지 않고 윤 대통령 취임 1년인 이날로 미룬 것 역시 자진사퇴에 대한 마지막 기회를 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는 기존 예상된 당원권 정지 1년이보다는 경감돼 당원권 정지 6개월 등으로 낮아지면서 최소한 총선 출마 기회는 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제 관심사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결단이다. 김 최고위원은 현재까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태 최고위원의 이날 결심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현재 전화기를 꺼둔 채 일절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그가 사퇴하지 않고 계속 버틴다면 중징계를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조만간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임을 새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당헌 제27조 3항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 상태가 되면 30일 안에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새 최고위원은 태 최고위원의 잔여 임기인 2025년 3월까지 최고위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당 기조국 관계자는 "윤리위 결과가 나온 후 내부 논의를 통해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최고위원이 이날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고 자진사퇴도 하지 않을 경우 직무만 정지될 뿐 최고위원직은 유지될 수 있다. 이 경우 징계가 풀린 후 김 최고위원이 복귀할 때까지 최고위원 1석은 공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김 최고위원이 윤리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경우 윤리위가 추가 징계를 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가 징계로 김 최고위원이 '탈당 권유'나 '제명' 처분을 받게 되면 '궐위' 상태로 후임 선출이 가능해진다.

김기현 대표는 조만간 태 최고위원과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울산광역시 - 울산국회의원협의회 2023년 예산정책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 "태 최고위원과 보긴 해야 하지 않을까. 당내 구성원인데 만나서 얘기를 좀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있는 일은 따로 말씀 안 드린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당 윤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8일 매듭짓지 못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에 출석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5.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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