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선방한 삼성·애플 스마트폰, 하반기 노린다
애플, 아이폰 호조로 기대 이상 성적표
삼성, 울트라 판매 증가로 수익성 높여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 1분기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도 양호한 성적을 이어갔다. 양사는 폴더블폰 인지도 향상, 재고 소진 등을 통해 하반기를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회복세가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빅2' 선방했다
애플의 올 1분기(애플 회계연도 기준 2분기) 매출은 948억36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이중 제품 매출은 739억29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6% 감소했지만 서비스 매출은 209조700만달러로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 감소한 283억1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제품 중에선 아이폰 홀로 매출이 증가하며 선방했다. 올 1분기 아이폰 매출은 513조3400만달러로 전년동기 505억7000만달러에 비해 1.5% 증가했다. 이는 제품 매출의 약 70% 수준이며,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팀 쿡 애플 CEO는 "어려운 거시 환경에도 서비스 분야에서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아이폰은 분기 최대 기록을 썼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MX사업부의 올 1분기 매출은 31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9400억원으로 3.1% 증가하며 수익성을 챙겼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11.8%에서 12.4%로 뛰었다.
최근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지속, 스마트폰 수요 약세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역성장했지만 MX사업부의 수익성은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며 "갤럭시S23 울트라 중심 프리미엄 신모델 판매 호조와 운영 효율화 노력 등으로 수익성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 제조, 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운용 효율화 노력으로 플래그십 제품 및 A 시리즈와 태블릿 제품도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돼 1분기 실적에 기여했다"고 부연했다.
갤럭시S23의 흥행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적표에서도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6030만대를 출하한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지난 4분기 애플에 빼앗겼던 글로벌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전 분기 대비 성장세를 보인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는 게 카날리스 측 설명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같은 기간 애플은 5800만대를 출하해 시장 점유율 21%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상위 5개 업체 중 애플 홀로 성장세였다. 또 작년 1분기 삼성전자(24%)와 애플(18%)의 점유율 격차는 6%p(포인트)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1%p까지 좁혀졌다.
하반기 회복 준비 착착
양사는 2분기를 무사히 버틴 후 3분기 본격적인 회복을 예상하는 모양새다. 2분기는 양사 모두 매출과 직결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없는 시기다. 일반적으로 삼성전자는 8월 폴더블 스마트폰 공개 행사(언팩)를, 애플은 9월경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해 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의 판매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한편 폴더블폰 마케팅을 지속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라우호 부사장은 "갤럭시 S23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세를 이어가고, 폴더블 스마트폰도 리부스트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하반기 신모델 출시를 미리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애플 2분기 총매출은 약 3%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 부문에 포함된 디지털 광고와 모바일 게임 부분이 거시 경제 요인에 따라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애플의 경우 올 2분기 아이폰 재고 소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1분기 재고를 정리하는데, 수요 둔화에 따라 올 1분기는 오히려 재고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1분기 재고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7% 증가한 74억82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아이폰X 흥행에 실패했던 2018년 1분기 이후 최대치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1분기부터 강도 높은 오더 컷(주문 축소)을 시작했고 2분기도 재고 조정을 지속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재고는 이미 정상 수준에 접어들어 반등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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