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새는 철강쇳물, AI카메라로 실시간 추적
1300도 철강 고로 현장에
카메라 4대 투입, 영상 전송
AI시스템 연동해 불순물 제거
10% 달했던 쇳물 손실 차단
"수동으로 해왔던 예전에는 쇳물의 불순물(슬래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약 10%도 같이 손실되는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 도입된 이후 달라졌다. 주문된 철강제품에 맞게끔 데이터 기반으로 불순물을 제거하면서 낭비되는 쇳물을 조금이라도 더 아낄 수 있게 됐다. 향후 AI카메라가 더 도입되면 연간 수십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방문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3제강공장 운전실에서 관계자들은 올 3월 말에 도입된 AI카메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을 하며 84조원이란 역대급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최근 철강업 불황으로 올해 1분기에는 이미 역성장한 상황이다. 조금이라도 생산성 향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AI카메라가 철강을 만드는 데 필수인 쇳물을 아끼게 해준다는 점이 입증돼 현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제3제강공장에 위치한 거대한 삽 모양 스키머(설비) 사용 현장을 가보니, 쇳물 내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스키머가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300도나 되는 작업장 내에 5m 높이 천장에 2대, 그리고 대각선으로 2대 등 총 4대의 AI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이들 AI카메라는 카메라 보호대와 냉각기 등으로 둘러싸여 20~30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쇳물과 불순물이 들어 있는 용기를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카메라가 촬영한 자료는 운전실로 전송되는데 불순물은 영상에서 검은색으로 표현돼 있었다. 시스템이 AI카메라와 연동되면서 자동으로 스키머가 영상 내 검은색 물질(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권오형 포항제철소 제강부 소속 대리는 "그동안 수동으로 불순물을 모조리 100% 긁어내야 했다면, AI카메라가 시스템과 연동되면서 이제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불순물을 달리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그만큼 쇳물을 아낄 수 있게 돼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통상적으로 고로(용광로)를 통한 철강 제조는 제선(쇳물 제조), 제강(쇳물에서 불순물 제거), 압연(제강된 쇳물을 반제품 형태로 제조)으로 나뉜다. 문제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 과정에서 쇳물의 10%가량이 손실된다는 것이다. 포항제철소 제3제강공장의 경우 한 번에 300t씩 하루 45번가량 제강 작업을 하는데, 300t을 작업할 때마다 약 30t 쇳물이 불순물을 제거하는 도중에 같이 제거된다. 이 손실분을 메우기 위해 대체고철 혹은 추가 성분을 투입하는데 t당 6만~30만원대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제3제강공장에 설치된 AI카메라가 이 같은 손실을 줄여주고 있었다. 제3제강공장 운전실 내 모니터를 살펴보니 불순율 제거 목표치가 70%, 80%, 90% 등 각각 다르게 설정되어 있었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할 때는 100% 제거해야 했던 불순물을 차등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그만큼 같이 없어지는 쇳물도 아낄 수 있다. 작업량 300t당 약 1t을 아낄 수 있다. 연간으로 치면 수십억 원 규모다.
이미 성능을 입증한 만큼 제3제강공장 1곳에만 설치된 AI카메라와 시스템을 향후 전체 포항제철소 6곳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AI카메라 설치와 관련해 포스코그룹의 정보기술 서비스 계열사인 포스코DX의 비전AI 기술이 활용됐고 더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포항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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