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CO홀딩스 감사위원 바뀌나…운용사 의결권 실수 ‘황당’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국민연금 일임 없이 의결권 행사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지난 3월 KISCO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의결권을 행사해 감사위원의 당락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ISCO홀딩스는 지난 3월24일 김월기씨를 비롯한 3명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김씨는 당시 322만6758표를 받아 감사위원에 선출됐다.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했던 다른 감사위원 후보인 심혜섭 변호사와 득표 차는 2만3696표였다.

그런데 김 씨가 받은 표 가운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던진 2만4507표가 무효라는 주장이 뒤늦게 제기됐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국민연금으로부터 일임받은 자금으로 운용하는 자사 펀드 ‘액티브퀀트펀드’에 편입된 KISCO홀딩스 주식으로 표를 행사했지만, 이 주식은 국민연금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지 않은 물량이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운용사는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펀드 보유분 833주뿐만 아니라, 일임 계좌에 속한 2만4507주를 포함한 총 2만5340주가 착오로 기재돼 자료가 제출됐다"며 "명백히 의도치 않은 실수"라고 밝혔다. 또 "해당 기관고객(국민연금)은 의결권 대리 행사에 관해 당사에 위임을 한 바 없었고, 당사 또한 주주총회에 해당 기관고객의 의결권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심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탁운용사가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대리 행사 사실을 위임장에 표시해야 하는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주식이 자기의 소유인 것처럼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뒤바뀐 당락을 법적으로 치유하는 문제는 조만간 법률 자문을 받아 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