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누가 쐈나"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범 항소심서 공방

2심 재판부 "강도살인 법정형 살인과 무기뿐…직권으로 다시 살펴볼 것"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로 신상 정보가 공개된 이승만(왼쪽)과 이정학 / 대전경찰청 제공

[더팩트 I 대전=라안일 기자] 22년 전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이정학의 형량이 2심에서 더 높아질지 주목되고 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10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받은 이승만과 이정학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이정학이 징역 20년형을 받은 1심 선고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재판부는 "강도살인 법정형은 살인과 무기뿐이다. 1심에서 이승만은 무기 선고했는데 이정학은 법정형에도 없는 징역 20년을 선고했다"며 "직권 판단할 사항으로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항소심에서도 권총을 누가 쐈는지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이승만의 변호인은 "1심에서 피해자를 권총으로 격발해 살해한 부분에 사실 오인이 있다"며 "실제로 총을 격발하지 않았고 이 판단이 1심 형량에 영향을 미쳐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승만)이 격발했다는 증거 없다. 유일한 증거라고 볼 수 있는 피고인(이승학)의 증언"이라며 피고인 증인신문을 요구했다.

이정학은 "징역 20년형을 무겁게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항소 포기하려고 했는데 검사가 항소하고 주위에서 부추겨 항소했지만 이 형에서 깎는다는 생각은 없다"며 "이승만이 총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해 이 부분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이승만에 대한 증인신문이 충분히 이뤄졌고 피고인 신문이 더 적절하다며 이승만측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오는 6월 21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국민은행 충청본부 지하주차장에서 은행 직원에게 권총을 발사해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탈취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건 발생 7553일 만인 지난해 8월 25일 검거됐다.

raiohmygo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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