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라면 … 올 1분기 깜짝실적 기대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3. 5. 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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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삼양식품·오뚜기 3사
밀값 안정·수출증가 덕 볼듯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제조업체 3사가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이익이 증가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라면 기업은 지난해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라면 값을 10% 안팎 올렸는데, 작년 말부터 밀가루 값이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가격 인상 효과가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해 연간 2조원을 넘어선 라면 해외 매출액까지 꾸준히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3억원)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라면업계뿐만 아니라 상장 식품업체 20여 개 가운데에서도 영업이익 증가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약 5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오뚜기를 제치고 10년 만에 라면업계 2위 자리를 되찾은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245억원) 대비 6%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수출이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볶음면 등이 해외에서 6000억원 넘게 팔리며 연간 매출액 909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라면 매출만 따졌을 때 업계 3위인 오뚜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625억원으로 전년 동기(590억원)보다 6%가량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뚜기는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로, 농심(약 80%)이나 삼양식품(약 95%)보다 낮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 등 해외에서 라면 판매가 늘었고, 국내에서도 온라인 채널을 통한 박스 단위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농심·삼양식품·오뚜기 등 3사는 모두 오는 15일 1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라면업체 실적이 개선된 핵심 원인은 해외 부문 매출 증가로 풀이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라면 수출액은 2억800만달러(약 2744억원)로 작년 1분기 수출액(1억8193만달러)보다 14.3% 증가했다. 농심은 미국 현지 생산액만 연간 8000억원이 넘고, 조만간 미국 제3공장 건립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라면의 경우 미국 마트에서 한 봉지당 판매 가격이 약 1.5달러로 국내 판매가의 2배다.

라면 3사는 지난해 9~10월 일제히 라면 가격을 10%가량 올렸다. 작년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소맥(밀가루)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면서 원재료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라면 원재료비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국제 밀 선물 가격이 지난달 말 기준 1부셸(약 27.2㎏)당 6.20달러로 1년 전(10.44달러) 대비 40%나 하락함에 따라 라면업체의 원가 부담이 크게 줄어들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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