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받는 라덕연의 키맨들…수천억 수수료 논란 어떻게 해명하나

김도균 기자, 서진욱 기자, 김창현 기자, 김진석 기자, 김지은 기자, 정혜윤 기자, 홍순빈 기자 2023. 5. 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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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發 셀럽 주식방 게이트]-132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42)./사진=뉴시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42)와 그 측근 2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라 대표는 총책 역할을, 나머지 측근 안모씨(33)와 변모씨(40)는 투자자 모집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 이번 사태의 이른바 '키맨'으로 꼽힌다. 검찰은 이들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한편 추가 혐의 적용도 검토중이다.

라덕연, 2014년부터 투자자문업…투자자 모집은 오른팔·왼팔이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단장 단성한)은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라 대표 등 3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검찰은 지난 8일 법원으로부터 이들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튿날인 전날 영장을 집행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부터 4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의 주가를 2020년쯤부터 인위적으로 부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 대표는 투자종목 선정부터 매매 방식·시점 등을 모두 결정한 총책으로 지목됐다. 라 대표는 동국대 정보관리학과(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하고 국민대 비즈니스IT전문대학원에서 트레이팅시스템 석사 과정을 밟았다. 라 대표가 투자자문 사업에 뛰어든 시점은 2014년이다. 그해 7월 금융감독원에 '머니사이언스인베스트'라는 상호로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를 했다. 당시 라 대표는 '호안스탁'이라는 명칭을 내세운 홈페이지를 열고 주식과 선물·옵션 투자 방송을 유료로 제공했다.

라 대표는 2016년부터 수 차례 오프라인 투자 세미나를 열었다. 주로 인천 사무실을 활용했는데 자신에게 주식계좌를 맡길 투자자를 모집하려는 시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2월부터는 '호안스탁'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열고 투자 강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실내골프장. 이 골프장은 SG증권발 셀럽 주식방 게이트의 투자자를 모집하고 수수료를 편취한 창구로 지목돼 지난달 27일 금융·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았다./사진=김창현 기자.


하지만 라 대표의 유사투자자문사는 2019년 8월 금감원으로부터 폐업 사유로 직권말소 조치됐다. 라 대표는 2020년 3월에는 R사를 세워 같은 해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 등록을 마친다. 라 대표는 2022년 7월 이 업체를 청산했다. 이에 앞서 2021년 11월 경영컨설팅업체인 E사를 세운다. 회사 설립과 폐업을 반복하며 미등록 투자일임 행위를 펼친 것이다.

라 대표의 측근인 변씨는 이번 주가조작 의혹 사무실로 지목된 H 투자자문업체의 대표이사로 등재돼있다. 취임일자는 2020년 9월이다. 변씨는 이외에도 투자자 모집과 수수료 편취 수단으로 활용한 회사 수십곳의 실질적인 관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 대표 일당과 투자자들의 미팅 장소로 활용된 청담동의 한 위스키바 역시 변씨가 운영했다. 라 대표는 개업식을 비롯해 한두 차례 이곳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변씨는 엔터테인먼트·영상콘텐츠 회사 4곳의 대표 직함도 가지고 있다.

전직 프로골프선수인 안씨는 투자자 모집 총책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안씨는 서울 강남에 4~5곳의 골프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안씨는 라 대표와 함께 연예인, 자산가 등 투자제의 미팅에 함께한 것으로 파악됐다. 라 대표로부터 투자제의를 받은 가수 겸 화가 솔비(권지안)의 소속사 대표 역시 안씨가 동행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위스키바 앞. 해당 위스키바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의혹의 중심에 있는 투자업체 대표 라덕연씨의 측근 변모씨(40)가 운영하고 있었다. 변씨는 24일 일부 종목 주가 폭락 이후 가게를 정리했다/시진=김도균 기자

검찰, 혐의 입증 자신감…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찰은 라 대표에게 소환조사 통보를 하지 않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검찰이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검찰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일반적으로) 체포영장은 범죄혐의가 소명돼야 나온다"며 "유죄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소명까지 온다는 것도 어려운 만큼 우리는 지금 (체포를) 성과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경과에 따라 이들 3명에게 적용된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조세포탈 등 혐의가 거론된다. 라 대표는 측근이 운영하는 골프장 회원권을 비롯해 에스테틱, 승마, 헬스업체, 병원 등에 결제를 통해 투자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했다고 의심받고 있다.

수사 대상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주가 폭락 직후인 지난달 24일 라 대표, 변씨, 안씨를 포함해 10명을 출국금지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남부지검은 라 대표 체포 이전에도 복수의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라 대표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들 역시 시세조종 혐의 공범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라 대표 일당은 투자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해당 휴대전화로 통정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통정거래 사실을 알고도 휴대전화를 맡겼다면 공범으로 전환될 수 있다.

국세청도 이들의 수수료 수입과 자금세탁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국세청은 라 대표와 관련해한 이 같은 정황을 살펴보고 있으며 일부 혐의점에 대해선 사실 확인 요청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병원·골프장 등이 주요 자금세탁 창구로 거론된 시점부터 일찍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관련 혐의 내용을 파악하려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서진욱 기자 sjw@mt.co.kr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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