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성 NIA 원장 "AI법 필요…인터넷시대 잘못 되풀이 말아야"
기사내용 요약
"제도 없인 AI 활용 못해…법제화 시간문제"
"합리적 규율체계 마련 시급…AI시대는 질서 있게 들어가자"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한국은 인공지능(AI) 제도 발전을 가장 잘 준비해온 나라다."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은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현재 논의 중인 한국의 AI기본법과 국외 제도화 동향 등을 소개하며 이 같이 평가했다.
황 원장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AI기본법은 한꺼번에 AI와 관련된 규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닌 정부나 기관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법적 근거를 만드는 추진책"이라며 "먼저 기본 골격을 만들고,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를 모니터링해서 바로 대응하며 순차적으로 풀어가는 접근 방식이다. 전세계에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도 AI법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제도 없이는 AI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의 문제다. 중요한 문제를 하나씩 개선해나가는 접근 방식에 대해 국회에서도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논의 중인 A기본법의 주요 내용은 ▲신뢰 가능한 AI, AI윤리 원칙 확산을 위한 추진체계 등 거버넌스 정립 ▲국민 생명·신체, 기본권 보호를 위한 고위험 영역 AI 규제 ▲고위험 영역 AI 고지 의무, 신뢰성 확보 조치 고시 및 준수 권고 ▲AI 기술 개발과 산업 진흥, AI 도입 촉진을 위한 자율규제 마련을 골자로 한다.
황 원장은 "일각에선 AI기본법을 만드는데 처벌 규정이 없냐고 말하는데, 유럽연합(EU)이 그런 방식으로 강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어렵다고 본다"면서 "EU처럼 한번에 강하게 추진하는 나라가 있고, 일본이나 미국처럼 차근차근 문제가 생기는 대로 대응하는 나라가 있다. 우리나라는 그 중간 정도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는 AI 산업이 초기 단계라 포지티브 관점에서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모니터링 과정에서 문제가 큰 AI 서비스가 발견될 경우 내거티브 관점에서 강하게 규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 국가에서도 AI에 대한 적절한 규칙 수립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EU의 AI법안에는 금지 AI 및 고위험 AI에 대한 강한 규제가 포함됐으나, 각종 규제에 대한 수정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국민·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규제를 만들 예정이다. AI 빅테크 규제를 위한 법안이 추진 중이지만, 규제 관련 논란이 지속돼 AI 책임성과 관련해 공개 여론을 수렴 중이다.
영국은 법률적 규제를 최소화하면서 AI 혁신 성장을 추진한다. EU의 AI법안에는 금지 AI 및 고위험 AI에 대한 강한 규제가 포함됐으나, 각종 규제에 대한 수정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황 원장은 "우리 정부도 AI시대에는 인터넷시대에 저질렀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1990년대 중반을 돌이켜보면 '인터넷은 자유의 공간이라 정부가 개입해선 안된다'며 아무런 질서없이 시장에서 발전하도록 만들었다. 처음엔 굉장히 좋은 것처럼 보였지만 질서가 없다보니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는 등의 문제 생겼고, 이로 인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는 체계적으로 제도를 만들어 부작용이나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디지털 신질서'란 말을 여러 번 했고, 우리도 AI시대는 질서 있게 들어가자는 관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NIA는 AI 선도국가로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책·법제도·규제가 균형을 이루는 합리적 규율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챗GPT 등 생성형·초거대 AI 등장에 따른 급속한 기술·시장 환경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형준 NIA 지능화법제도센터장은 "저작권·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활용 방안 등 AI 확산에 따른 문제 해소를 위한 거버넌스 정립과 AI 면접·대출심사 등 AI 일상화에 따른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논의 등이 필요하다"며 "AI 활용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AI 학습용 데이터 확보 및 초거대 AI 활용 방안 제고 등을 위한 사업의 원활한 추진도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NIA는 학습용 데이터의 대규모 구축·개방과 민간의 첨단 초거대 AI 활용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소·벤처기업, 공공기관 등에 맞춤형 컨설팅, 기술교육, 초거대 AI 플랫폼 이용비용 등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또 정부·지자체·공공기관 수요를 바탕으로 초거대 AI를 활용한 혁신 서비스 개발 선도와 민관 협력을 지원한다.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해 내년부터 2025년까지 초거대 AI 학습용 텍스트 데이터 200종(200억개 토큰)을 구축한다. 이와 함께 초거대AI 개발에 필요한 이미지 설명 텍스트를 추가토록 과제별 과업을 개편한다.
황 원장은 "산업계에서는 300억개의 토큰이 있으면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100억개의 토큰을 구축했다"면서 "민간의 초거대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지원하기 위해 비라벨링 데이터 중심의 구축 사업으로 전면 개편해 양질의 대규모 데이터 보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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