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中 일대일로 탈퇴 의사 표명…다음달 중순 이후 통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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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국가 중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던 이탈리아가 올해 안에 중국과의 투자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에서 G7 국가 중 유일한 참여국인 이탈리아의 의미가 작지 않은 만큼 중국측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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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만과 반도체 동맹…伊도 반도체 공급망 강화 필수
中 보복 고려 통보시점 조율…"G7 정상회의 개최 이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던 이탈리아가 올해 안에 중국과의 투자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줄이고 대만과 반도체 협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멜로니, 美하원의장에 일대일로 탈퇴 의사 전해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이탈리아 정부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를 철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대일로란 중국 주도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이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고대 실크로드 교역로를 현대식으로 재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100여개국과 협력해 기반시설(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개발에 함께 나선다는 구상이다.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시작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이탈리아는 2019년 주세페 콘테 전 총리 재임 시절 중국과 에너지, 항공, 항만 등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MOU는 5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으며, 이탈리아가 탈퇴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양국 간 합의는 2024년에 자동갱신돼 유지된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탈퇴 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대만과의 반도체 동맹을 강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유럽연합(EU)은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역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주요 반도체 생산국인 대만과의 관계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에는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가 필수다.
정치적인 이유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중 성향이 강한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 직전 대만중앙통신사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 결정에 대해 “큰 실수”라며, 자신이 총리가 되면 일대일로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대만이 요구한 ‘밀라노-타이베이 사무소’(辦事處·판사처)도 용인할 예정이다. 판사처는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한 비공식 외교채널로 대사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伊, 탈퇴 통보 시기 조율중…中 보복 우려
블룸버그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끼어 있는 입장”이라며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의 무역과 투자에 대한 열망과 중국의 경제적 지배를 우려하는 목소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중국의 경제 보복을 고려해 일대일로 이탈 통보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개별 국가로는 미국에 이어 이탈리아의 2위 교역 상대국이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에서 G7 국가 중 유일한 참여국인 이탈리아의 의미가 작지 않은 만큼 중국측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이탈리아가 오는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개최 이후에야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일대일로 탈퇴 후 자국 기업들의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의 화학 기업인 시노켐 홀딩스가 최대주주인 자국 타이어 제조기업 피렐리에 중국 주주들이 과도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제한하기 행정적 조치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불룸버그는 전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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