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한일 미래기금, "韓4대 그룹, 日피고기업 참여 열려 있어"

이재윤 기자 2023. 5. 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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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재계가 조성한 20억원 규모 '미래파트너십 기금'이 출범했다.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재계는 공동기금을 통해 자원·에너지·경제안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3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하 BRT)'에서 미래 파트너십 기금마련을 약속한 지 56일 만이다.

운영위원장은 전경련·경단련 회장이 각각 공동으로 맡고, 양국 주요 경제인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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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회관에서 진행된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진행상황 기자회견' 전경./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과 일본 재계가 조성한 20억원 규모 '미래파트너십 기금'이 출범했다.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재계는 공동기금을 통해 자원·에너지·경제안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오는 7월 서울에서 '한일산업협력포럼'도 개최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이하 경단련)는 10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미래파트너십 기금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3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하 BRT)'에서 미래 파트너십 기금마련을 약속한 지 56일 만이다.

전경련이 10억원, 경단련은 1억엔(약 10억원)씩 낸다. 기금 조성에는 양국 기업들이 참여했다. 기금은 두 단체가 공동 운영한다. 운영위원장은 전경련·경단련 회장이 각각 공동으로 맡고, 양국 주요 경제인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한다.

기금은 △경제안전보장 환경 정비(반도체 공급망 강화, 자원·에너지 안전보장 등)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의 유지·강화 △녹색 전환, 디지털 전환 실현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규제완화, 스타트업 협력,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산업 진흥, 제3국 시장 협력), △전염병 확산 등 글로벌 과제 대응 등 5가지 핵심 주제를 선정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문답 전문.

-두 분께 질문이 있다. 산업협력 강화의 다섯 개 항목 중에서 특히 주력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 구체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시는지? 양국의 정상이 합의한 정부 차원의 협력?대처방안도 있는데, 기금은 이러한 정부의 대처방안과 어떤 연계성을 갖게 될 것인가?

▶(도쿠라 회장 답변) 자료의 공동사업 중 3번과 4번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 최근 국제정서에 많은 변화가 있다.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의 유지?강화 중요하다. 일한 양국은 민주주의, 법의 지배 등 같은 가치관을 갖고 있다. 동북아에서 이러한 같은 가치관을 지향해 나가겠다. 경제안보도 중요하다고 생한다. 양국 정상께서도 언급하셨다.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과 관련해서 한국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적 기업이 있다. 일본은 소부장 분야의 시장점유율이 높음. 일본의 장점인 소부장과 한국의 설계?양산이 있어야 반도체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협력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미·일, 그리고 대만까지 포함해서 전략물자인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을 강화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또 하나는 자원에너지 안전보장이다. 이는 경제안보와도 관련되어 있고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희토류 포함해서 자원 문제에 대해 양국은 같은 상황에 놓여있고,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순위를 내기는 힘들지만, 글로벌 감염증 대응도 중요하다. 이는 한 나라 차원에서는 대응할 수 없다. 지리적으로 거리가 가깝고 가치관도 같은 양국이 연계하고 싶다. 이상이 바로 이 자료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정부와의 연계에 대해서는, 민간 차원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정부와의 연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반도체 서플라이, 자원에너지 안전보장의 방향성에 대해 정부와 연계해서 맞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답변) 전체적으로 도쿠라 회장님의 생각과 같다. 더하고 싶은 말은 여기 나열되어 있는 것들은,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굉장히 중요한 항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느 것이 중요하다 말씀드리기 어렵고, 글로벌 사회 변화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중요한 부분이 달라질 수도 있다. 양국은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의 가치를 존중하는 만큼, 협력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다. 반도체 부분에서 양국이 협력해서 공급망의 축을 이룰 수 있다. 그리고 한일 모두 자원 풍부하지 않은데, 2차전지 등에서 희귀자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고 있음다. 희귀자원의 국유화 움직임에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다. 정부와의 연계에 대해서는, 정부는 법적 토대를 정비하거나, 양국 재계?산업계가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외교적?정치경제적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한 토대 위에서 구체적인 실행은 역시 경제계가 할 것. 이렇게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쿠라 회장님께 여쭙겠다. 전경련 10억원, 경단련 1억엔으로 시작하고, 관련 사업이 확정되면 관련 기업에 자발적 참여를 요청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이후 재단에 참여하겠다는 기업이 있는지? 특히 자원?에너지 안전보장, 녹색 전환 등은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에게도 중요한 문제라고 보는데, 이 두 기업의 참여 의사가 있는가?

▶(도쿠라 회장 답변) 3월 내용은, 말씀하신대로 일본 1억엔, 한국 10억원을 출연해 스타트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업에 따라 증가시킬 수 있음. '작게 낳아서 크게 키운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을 모집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만 구체적인 주제가 중요하다. 주제에 따라서 요청을 하게 되는데, 요청하게 될 기업에 대해서는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거나 배제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다. 무차별적으로 골고루 요청할 생각임. 그 사업의 동참 여부는 개별 기업의 판단이다. 일본과 한국의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회사가 많음.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도 있음. 그러나 고유명사를 밝히지는 않겠다. 앞으로 협력 사업에 따라 요청할 생각이며, 이 때 특정 기업이 꼭 참여해야 한다거나, 특정 기업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일절 없다.

-김병준 회장께 여쭙겠다. 여기 있는 사업 모두 중요한 사업들인데, 그만큼 시간도 촉박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에 대한 타임테이블, 로드맵을 말씀해주시길 부탁한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답변) 여기 있는 사업들은 날짜를 정해놓고, 그 날짜까지 무엇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정해놓은 사업은 아니다. 모두 지속성을 가진 사업이기 때문에, '어느 시기에 어디까지 완성한다'는 개념은 아님. 따라서 그때그때 어디까지 달성한다는 답변은 무리다. 다만 상황에 따라 시급한 사업,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사업이 있을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반도체 협력을 통해서 양국이 중요한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힘쓰는 것이 상당히 급해보이는데, 이것은 조금 빨리 진행할 수 있다. 문화, 콘텐츠 협력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각 사업의 시급성 달라질 것이다.

- 김병준 회장께 질문하겠다. 기시다 총리 방한에 대해 한국에서는 환영모드가 아닌 것 같다. 이번 기금 내용의 구체화가 한국 여론에 영향력을 가진다고 생각하시는지? 기금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갖고 계시는지? 그리고 보도자료를 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장님이 직접 오셔서 발표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사업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 의도를 갖고 오셨는지?
-다음 질문은 적합한 분이 말씀해주시길 바란다. 지식인들이 참여해서 구체적 사업을 정한다고 되어 있는데, 언제 스타트할 것인지? 사업을 언제쯤 선정할 것인지?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답변) 윤석열 대통령께서 일본에 방문하시고, 기시다 총리가 한국에 방문하신 것에 대해 한국 곳곳에서 냉담한 반응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호 관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조간에도 70% 이상이 한미일 동맹 강화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 우호적 평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얼마나 지지하는가, 반대하는가 얘기하기 이전에 한국정부, 경제계가 느끼는 것은, 한일간 협력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지금 글로벌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고, 보호무역주의적인 여러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이 파트너십을 형성해 같이 대응하고, 같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와 관계없이 양국 협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만큼, 일본에 매일같이 오더라도 협력을 통해 양국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도쿠라 회장 답변) 사업이 언제 시작하느냐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금 컨셉을 만드는 단계다. 논의는 바로 시작하고 싶다. 올해 7월 6일의 포럼 전후로 운영위원회를 소집해서 논의하고 싶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며, 나도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또 전경련과는 매년 회의를 개최하고 있음. 올해는 가을에 도쿄에서 재계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젊은이들 간의 교류는 바로 시작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 풀뿌리 차원의 교류가 많이 있다. 이들과 시너지를 내거나, 보완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싶음. 그리고 이를 위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논의에 대해서는, 7월 6일 전후로 첫 번째 운영위원회를 생각하고 있다.

-지금 전경련에서 탈퇴한 삼성 등 이른바 4대그룹이 이번 기금에 참여하는지?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답변) 사실은 이 사업은 전경련이 앞서가고 있지만, 젊은 인재 교류, 산업협력에 관한 문제는 전경련 회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 국민, 전 산업체, 전 경제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어떤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인지는 두고봐야겠지만 한일협력을 통해 양국의 산업,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면 전경련 멤버가 되는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난 한일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때에도 전경련이 주도해서 재계회의를 열었지만 이것은 전경련의 것이 아니고 국가 전체의 것이기 때문에, 4대그룹도 기꺼이 참석했다. 마찬가지로 기금의 모든 사업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문이 닫혀있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도쿠라 회장님께 질문. 두 기업(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의 참여 여부에 대해 말씀을 안 해 주셨는데, 한국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음. 말씀해주실 수 없는지?

▶(도쿠라 회장 답변) 답변이 되풀이 되어 죄송하지만, 이번 기금은 경단련의 회원기업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김 회장직무대행님과 같은 생각이다. 어떤 기업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던가, 안 된다던가 하는 생각은 없다. 널리 개방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두 회사의 참여 여부는 사업 주제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고, 개별 회사의 사정도 있을 것이다. 이를 존중하고 싶다. 지금 양국 사이에 좋은 기운이 있기 때문에 기금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말 중에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괜찮아요', '빨리빨리'임. '빨리빨리' 정신으로 파트너십을 계속해나가고 싶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답변) 이 기금은 그야말로 미래지향적 기금이다. 한국 측에서 미쓰비시, 일본제철 기여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데, 사실 이 기금은 미래를 위한 기금이기 때문에, 질문이 거듭될수록 기금의 의미가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전경련, 경단련이 만드는 기금의 운영에 대해서는 '미래적 의미'를 많이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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