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공간으로 거듭난 쓰레기 소각장… 문화예술의 ‘빛’으로 가득찬 '아트벙커B389'

김보람 기자 2023. 5. 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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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용作 ‘Augmented Shadow-Inside’. 부천문화재단 제공

 

15년간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장이 문화예술의 ‘빛’으로 가득찼다.

‘부천 아트벙커B39(아트벙커)’는 지난 1995년 부천 도심 한가운데 세워진 삼정동 소각장이 변화를 거듭한 끝에 2010년 운영을 중지, 2018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전환된 곳이다. 쓰레기를 태우던 곳에서 문화예술의 혼이 불타게 됐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아트벙커에서는 다음달 18일까지 ‘리:부트 로컬센터話’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는 소각장을 밝히는 ‘빛’이다. 변지훈 등 9명의 작가는 각각 빛을 주제로 미디어아트, 페인팅 작품 등을 선보인다.

아트벙커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나타나는 압도적인 규모의 멀티미디어홀엔 변지훈 작가의 ‘Particles’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Particles는 중앙의 센서가 관람객의 움직임을 포착, 수 백만개의 입자로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인터랙티브 아트다. 입자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파도처럼 흐름을 형성했다가 흩어지는 형태를 반복한다. 어둠 속에서 빛이 본연의 색과 움직임을 보여준다.

(왼쪽부터)①최찬숙作 ‘Grousnd-Signal-Code-Notation’ ②이소作 ‘^_^, ^_^, ^_^’. 부천문화재단 제공

39m 깊이의 벙커에는 최찬숙 작가의 ‘Grousnd-Signal-Code-Notation’이 상영된다. 쓰레기를 쌓아놓던 벙커의 검은 벽이 빛의 무대가 됐다. 작가는 미디어 파사드 작업으로 빛의 수직적·수평적 움직임을 그려냈다.

소각장 2층에 있던 크레인조정실엔 백남준 작가의 ‘촛불 TV’가 전시됐다. 작가는 빛의 근원인 촛불을 근대 문명의 산물인 TV 안에 넣었다. 인류가 처음 만난 빛과 디지털 시대의 빛이 주는 의미를 동시에 표현했다. 아트벙커는 관람객이 TV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작품 주변에 아우라가 생기도록 조명을 세밀하게 설계했다.

문준용 작가의 ‘Augmented Shadow-Inside’은 관람객이 증강현실을 체험하는 작품으로, 조명장치를 벽에 비추면 비현실적인 공간이 나타난다. 관람객이 빛을 비추는 곳에서 그림자 사람이 눈을 마주치거나 다가오는 등 현실·비현실 공간을 드나들며 그림자 세계를 탐색할 수 있다.

이 밖에 이소 작가의 ‘^_^, ^_^, ^_^’, 박명래 작가의 ‘Dust’, 허수빈 작가의 ‘방범창살창문과 햇살’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훈희 전시디렉터는 “과거 어두웠던 소각장을 새로운 빛으로 밝히겠다는 의도로 전시를 기획했다”며 “환경 운동의 맥을 이어온 역사적 공간인 아트벙커가 지역 문화예술의 탄탄한 기반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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