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교육, 무한한 가능성에 대하여

2023. 5. 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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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제공=임지영
예술은 아름답고 무용한 것. 흔히들 그리 생각한다. 향유란 잉여로운 자들의 사치 아니냐며, 그들만의 리그라고. 이 선입견과 편견의 벽을 허무는 게 예술 교육의 시작이다. 편의상 교육이라고 하지만, 예술은 가르치고 배우는 게 아니다. 안 쓰던 감각을 깨우고 생각을 흔들어 나를 다시 보는 일, 알아가는 일이다. 안 하던 대화를 하고 서로 공감하며 환대하는 일, 안아주는 일이다. 물론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무슨 뜬구름같은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그래서 예술이 구체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짚어보기로 한다.

“선생님, 그림으로 글쓰기를 흡연예방 교육 주제와 연계하여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예술 교육 과정을 수료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문의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럼요! 예술은 어떤 주제와도 융합 가능해요.”

즉각 콘텐츠 기획을 시작했다. 우선 전체 맥락을 잡고 주제에 맞는 그림들을 고르고, 방향성을 고민했다. 주제가 이미 정해져있기에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이지 않도록 기획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림 한 점으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사유와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 아이들이 의례적인 의무 교육을 지겹게 느끼지 않고, 예술이 퍽 재밌고 의미도 있다는 걸 깨닫게끔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능력있는 예술 리더 선생님이 수업을 맡아 해주셨는데, 결과는 대성공! 이런 보고서를 보내주셨다.

“이번 수업을 통해 예술이 어떤 주제와도 연결되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어요. 특히 1) 단방향의 강의식 수업이 아닌 아이들 스스로 관련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 2) 그림이라는 훌륭한 도구가 있어 보다 더 재미있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는 점 3) 글·그림으로 표현하고 발표하며 피드백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생각과 태도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앞으로 예술 수업이 다양한 영역에서의 교육과 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고등학교 수업에서도 폭력을 주제로 한 그림을 함께 보며 이야기했다. 아이들은 폭력을 단순히 물리적인 갈등으로 인식하지 않고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었다. 보다 전방위적인 관계의 고찰이 이루어졌다. 한 이과 친구는 인간 삶의 본능적인 상호 작용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으며, 저렇게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 너무 놀랍다고 했다. 다름을 긍정하는 순간이다.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순간이고. 바로 이 순간이 예술의 효용 가치를 증명하는 순간이다.

예술은 아름다운 것만도 아니고 무용한 것도 아니다. 우리 삶을 투영해주고 마주 볼 수 있게 해주며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함으로써 나를 더 잘 알게 되고 서로를 인정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예술 수업은 궁극적으로 자존감 수업이다. 나도 예술 수업을 처음 기획할 때, 사람들이 워낙 어렵게 여기므로, 단순한 향유 수업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함께 해보니 예술 향유는 내 삶을 사유하는 일이고 치유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앞으로 예술이 무엇과 융합할지, 또 그 효과는 어떠할지 기대된다. 흡연 예방, 폭력 예방을 비롯하여 공감, 사유, 성찰을 두루 아우르며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줄 것이다. 예술과 교육이 만나며 더욱 분명해졌다. 예술은 우리 삶의 가장 좋은 콘텐츠다.

천안 와촌 초등학교 <흡연 예방 예술 수업>
임지영 (즐거운예감 대표, 예술 칼럼니스트 / art@artwit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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