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키움증권 목표가 하향···“CFD 사태 미수채권 우려”
키움증권이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선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미수채권이 대량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신한투자증권은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약 11% 낮췄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테일(소매금융) 약정 점유율 30%, 신용융자 점유율 15.7%로 국내 1위 사업자인 만큼 여타 증권사 대비 (CFD 관련) 위험 노출액과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목표가를 낮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자기자본 4조원 달성에 따라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신청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이 또한 보류되면서 자본 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의 잠재적 리스크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 노출은 제한적인 만큼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키움증권 목표가를 기존 13만7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약 8.8% 하향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CFD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미수채권 발생과 일부 충당금 전입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낮춘 배경을 밝혔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888억78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2.4% 성장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CFD 미수채권 우려·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내부자 거래 논란 등 악재로 인해 주가는 힘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키움증권 주가는 김 회장이 사퇴를 선언한 바로 다음 거래일인 지난 8일 일시적으로 3%대 반등하기도 했지만 주가 폭락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현재까지 빠진 주가는 10%를 넘어가고 있다.
최근 키움증권의 주가 부진에 대해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높은 리테일(소매금융) 약정 점유율로 인해 최근 문제가 된 8개 종목의 CFD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우려와 감독당국의 CFD 관련 검사,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초대형IB 인가 지연 가능성 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미수채권 회수 규모에 따라 인식될 손실규모가 달라지며 6월 말 기준 미수채권 규모는 2분기 실적에 반영된 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CFD 관련 최종 손실 규모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목표가를 낮추지 않은 전문가들도 일제히 우려를 드러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월 말 기준 CFD 잔액(5181억원) 중 일부 미수채권 규모와 회수율까지 감안한 예상 손실액 추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일정부분 디스카운트 요인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금융상품 논란으로 인해 파생상품영업 지속가능 여부, 초대형 IB 지정 시점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관건은 SG증권 사태와 금융당국의 조사 이후의 리테일 시장 내 지배력 변화 여부”라면서 “미수채권의 경우 우려 대비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평판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독보적인 리테일 점유율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일대비 200원 내린 9만1000원(-0.22%)에 거래를 마쳤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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