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사태에 눈물짓는 키움증권, 바라보는 경쟁사들도 착잡
키움증권이 울상이다. 1분기 실적은 예상외 호조를 보였으나 2분기 성적표가 좋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탓이다. 무엇보다 SG증권 발 주가폭락의 주범으로 꼽힌 CFD 계좌와 관련한 손실액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남 일이 아니다. 같은 문제로 크고 작은 부담과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조767억원, 영업이익은 3889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 82%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약 86% 웃돌았다. 당기순이익도 약 107% 증가한 2924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이차전지 테마로 인해 운용수익과 거래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합산 개인 투자자 거래대금은 △1월 166조2468억원 △2월 237조7243억원 △3월 334조882억원으로 점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 실적에 대해 "증권(별도) 운용손익은 143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15억원 증가했다"며 "우리금융지주 배당금수익 265억원을 포함해 배당금 및 분배금 수익이 469억원으로 같은 기간 382억원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제외한 순수 운용손익도 969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1033억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탄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키움증권을 둘러싼 분위기는 무겁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통해 여러 리스크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은 다우데이타 지분 블록딜 매도와 주가폭락이 거론되면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지난 3일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4일 사태 발생 열흘 만에 그룹 회장직 사퇴와 다우데이타 매각 대금 605억원 가량의 사회 환원을 발표했으나 여진이 남아있다.
주가폭락 피해자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키움증권을 대상으로 주가폭락 사태 집단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장 중 11만500원까지 올랐던 키움증권의 주가는 사태 발생 이후 하락을 거듭해 현재 8~9만원대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사태와 CFD 관련 불확실성을 반영해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을 보는 업계의 표정도 좋지 못하다. 다른 증권사들도 규모만 다를 뿐이지 CFD로 인한 위탁매매 미수금 발생 리스크에 노출됐다. 지난달 24일 주가 폭락 사태로 지난 3년간 급등했던 8개 종목이 폭락하자 증거금 부족과 반대매매가 속출했다. CFD를 이용할 경우 최소 40% 증거금으로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자들이 돈을 제때 갚지 못하고 파산 또는 회생을 택하면 미수금은 미수채권으로 바뀌어 증권사 부담으로 돌아간다.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벌써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 1858억원이었던 위탁매매 미수금은 3일 5348억원으로 약 3배 가까이 올랐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금액은 597억원으로 2006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는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실효성 있는 컨틴전시(비상 계획)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충당금을 늘리면 순이익이 그만큼 감소해 배당이 줄고 주가가 하락한다는 부작용도 같이 발생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CFD로 인해 증권사에서 미수채권이 얼마나 발생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많을 경우 최대 1000억원에서 2000억원을 예상한다"며 "금융당국을 비롯해 미수채권이 발생한 증권사에 대손충당금을 쌓으라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2분기 증권사 실적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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