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돌아온 에이서, 국내 소비자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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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는 대만계 PC 회사 중 제법 이름 있는 회사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가 에이서에 대해 갖는 감정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쓴(?) 맛을 본 소비자는 외면하고, 에이서의 과거를 모르는 소비자도 검색 몇 번만이면 실망에 빠질 수 있다.
결국 에이서는 국내 PC 시장에서 '알아도 반쯤 포기하고 사는' 브랜드, 혹은 '정말로 과거 스토리를 몰라서' 사는 브랜드가 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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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권봉석 기자)에이서는 대만계 PC 회사 중 제법 이름 있는 회사다. 비록 현재는 급부상한 애플에 밀려났지만, 2021년만 해도 가트너, IDC 등 공신력 있는 시장조사업체가 집계하는 세계 완제PC 출하량 기준으로 5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가 에이서에 대해 갖는 감정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2001년 어느 날 갑자기 말도 없이 떠나버린 회사를 어느 누가 좋게 보겠는가. 당시 기사만 검색해 봐도 고장난 제품을 고치지 못해 버려야 했던 소비자들의 분노가 쏟아진다.
그런 에이서가 무려 22년만에 다시 국내 법인을 세웠다. 이런저런 말도 없이 돌연 떠나간 회사가 다시 돌아온다니, 반가움보다는 의구심이 자연히 앞선다.
(보도자료를 빌자면) '필리핀 유학 시절 한국인 동창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된 덕분에 한국어에도 능통'한데다, 행사 당일 프레젠테이션도 한국어로 진행했던 웨인 니엔 신임 지사장이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행사 당일 웨인 니엔 지사장은 프레젠테이션에서 "과거 법인이 존재했었고 여러 이유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하는 데 그쳤다.
질의응답 시간에 이에 대해 묻자 "그동안 있었던 문제는 계속 하나씩 개선해 나가고 있고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아직도 많다. 소비자에게 어떤 표현이나 어떤 메시지를, 다시 사과라든지, 그런 것은 솔직히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식으로 드릴지는 좋은 제품, 더 좋은 서비스, 더 좋은 것으로 드리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의 답변은 국내 소비자들이 원했던 것과 다소 거리가 있다. 기업이라면 당연히 기존 대비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공급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건 기업의 생존의 문제다. 너무나 당연한 기업 활동을 절대 '사과 메시지'로 대신할 수 없다.
쓰라린 기억은 강렬히 남는 법이다. 쓴(?) 맛을 본 소비자는 외면하고, 에이서의 과거를 모르는 소비자도 검색 몇 번만이면 실망에 빠질 수 있다.
결국 에이서는 국내 PC 시장에서 '알아도 반쯤 포기하고 사는' 브랜드, 혹은 '정말로 과거 스토리를 몰라서' 사는 브랜드가 된지 오래다.
물론 그 때 떠나간 사람과 지금 돌아온 사람은 똑같지 않다. 심지어 법인격도 다르다. 철수를 전후해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들려온다. 그러나 이미 국내 소비자가 그런 사정을 알고 싶어하겠는가.
22년만에 다시 돌아온 에이서의 향후 행보를 벌써부터 예단하는 것은 너무나 성급하다. 앞으로도 철수 없이 계속해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 정말 한국 소비자들을 존중하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다만 법인 설립 후 첫 공식 석상에서 질의응답 시간이 되어서야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사과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여전히 못 미덥다. 국내 소비자들은 아무리 싼 제품이라 해도 덮어놓고 결제하지 않는다.
권봉석 기자(bskwo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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