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CJ ENM의 어닝 쇼크, 전망도 먹구름

김지영 2023. 5. 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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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도 불황 피할 수 없을 듯…"비용 통제보다 매출액 성장에 중점둬야"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CJ ENM의 경영위기가 올 1분기 어닝 쇼크로 확인됐다. 늘어난 제작비, 거듭된 흥행 실패,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비 집행 축소 등이 CJ ENM의 손실폭을 확대했다. 문제는 CJ ENM의 위기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 ENM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 줄은 9천490억원,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한 503억원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CJ ENM의 지난 1분기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한 503억원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1분기 실적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신사업 티빙과 피프스 시즌 탓이다. 미디어플랫폼에서 343억원, 영화드라마에서 407억원으로 총 820억원대의 적자가 발생했다. 커머스(175억원), 음악(81억원)의 영업이익으론 손실폭을 메꿀 수 없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의 경우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에도 불구하고 유료 가입자 수 성장세는 더디다. 최근 KT 시즌과의 합병으로 국내 OTT 중 가입자 수 1위를 달성했지만, 신규 가입자 증가폭은 미미하다.

여기에 영화 '유령'과 '카운트'의 성과 부진, 피프스 시즌의 딜리버리 부재는 CJ ENM의 주력 사업인 영화드라마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

특히 영화 '유령'은 설 연휴 대목을 노리고 개봉한 기대작이었다. 그러나 손익분기점 335만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66만명의 관객만을 동원하며 대중에게 외면받았다. 중소형 영화 '카운트' 역시 누적관객 수는 39만명에 그쳤다.

문제는 CJ ENM 주력 사업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CJ ENM은 피프스 시즌의 연간 딜리버리 목표로 24~28편을 제시했는데, 이를 달성하기에는 상반기만 보더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1분기엔 이미 한 편만 공개됐고 2분기에 4~5편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피프스 시즌은 최근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직원 2%를 해고하고 콘텐츠 제작팀을 감원해 업계에선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또한 광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tvN은 수목극을 폐지하기로 결정, 드라마 슬롯이 또 줄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디어 사업으로 단기 반등은 어려우며 수익성 회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선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이 기존 12만5천원에서 10만5천원으로 목표가를 낮춘 것을 비롯해 대신증권(8만8천원→7만9천원), 이베스트증권(9만9천원→8만8천원), 삼성증권(10만5천원→9만9천원), KB증권(13만원→11만원), 현대차증권(13만6천원→10만원) 등이 목표가를 하향 제시했다. 증권가 리포트에서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투자의견 '중립(HOLD)'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CJ ENM의 회복을 위해선 비용 통제보다 매출액 성장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서 CJ ENM은 작년 말 CJ 내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는 구창근 대표이사를 선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조직을 개편했다. 경영진의 경영 실패를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불거지자 회사 측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인력 효율화"라고 수습했지만, 최근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회사는 구조조정 단행을 인정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콘텐츠든, 인력이든 선행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당장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 투자를 멈춘다면 양질의 콘텐츠를 얻기 어려워지고 콘텐츠 투자를 멈춘다면 채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애초에 시장에서 기대했던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또한 "회사에서 기대한 비용 효율화 방안은 티빙 콘텐츠 중 트래픽 효율이 좋은 저예산 예능 비중을 높이는 것이었는데 아직까지는 고예산 드라마에 대한 의지가 높아보인다"고도 말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OTT의 국내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투자 집행 금액을 동결하고 가입자를 늘리는 게 쉽지 않겠지만, TV 채널과의 시너지, 통신사 제휴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비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는 하나, 이미 작년에 티빙이 1천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레버리지를 낼 수 있는 텐트폴 작품도 중요하지만, 가입자 성장을 위해 필요한 티빙만의 특화된 콘텐츠 장르에 집중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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