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유전병 끊으려 선택한 방법… 英 유전자 3개 아기 태어났다

문지연 기자 2023. 5. 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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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영국에서 세 명의 유전자를 가진 아기가 태어났다. 심각한 유전질환을 막기 위한 체외수정 기술이 본격 허용된 후 현지에서는 처음 나온 사례다.

9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최근 여성 A씨가 체외수정 기술을 통해 어머니·아버지·난자 제공자 등 세 명의 유전자를 지닌 아기를 출산했다. A씨는 자신이 가진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체외수정 기술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외모나 성격 등의 특징을 만드는 세포핵 유전자(DNA)와는 다른 별개의 DNA를 가진다. 전체 유전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1%에 불과하며 어머니로부터만 유전된다.

만약 미토콘드리아 DNA가 변이되고 자녀에게 전해지면 근이영양증, 간질, 심장병, 지적장애, 치매, 파킨슨병, 헌팅턴병, 비만, 당뇨병, 암 등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영향을 받는 신생아 추정치는 6000명 중 1명꼴이다.

A씨 임신에 사용된 방법은 미토콘드리아 기증 시술(MDT)이다. 먼저 아버지의 정자와 정상 미토콘드리아를 가진 난자 제공자의 핵을 제거한 난자를 수정시킨다. 이어 해당 수정란을 어머니 자궁에 착상시킨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는 부모와 난자 제공자까지 총 세 명의 유전자를 갖게 된다. 단 미토콘드리아가 전체 유전자에서 0.1% 비율을 갖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99.8% 이상이 부모 유전자로 이뤄진다.

물론 100% 성공은 없다. 경우에 따라 소수의 비정상 미토콘드리아가 난자 제공자의 난자로 넘어가, 아기가 자궁에 있을 때 증식할 가능성이 있고 이후 아이에게 질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비정상 미토콘드리아가 어떤 환경에서 활발히 증식하는지는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

앞서 영국은 2015년 세계 최초로 법을 개정해 MDT 시술을 허가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세계 최초로 세 명의 유전자 아기가 태어난 곳은 2016년 멕시코다. 당시 MDT를 집도한 건 미국 의료진이며 요르단 출신 부모 사이에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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