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면서도 든든한 주먹밥 '고품질 쌀' 엄선해 만들었죠 [MD의 추천]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5. 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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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영 GS리테일 식품연구원
정찬영 GS리테일 식품연구원. GS리테일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에는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식품연구원이 있다.

18명의 연구원은 밀키트를 비롯해 도시락, 주먹밥, 샌드위치 등 GS25의 핵심 차별화 상품인 프레시푸드(fresh food)를 연구한다. 상품기획자(MD)가 신상품을 기획하면 재료 선정부터 레시피의 연구, 대량생산 프로세스의 최적화, 시제품 양산에 이르는 일련의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정찬영 GS리테일 연구원의 이력이 눈에 띈다. 뉴욕 맨해튼의 유명 식당에서 7년간 셰프로 일한 그는 수많은 미슐랭 셰프를 배출한 세계 3대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졸업했다. GS리테일에 2019년 입사해 현재까지 GS25와 GS더프레시에서 판매하는 주먹밥 연구를 전담한다.

매일 수십만 개가 생산되는 주먹밥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료 선정부터 상품 포장까지 오차가 없어야 한다. 최적의 레시피 매뉴얼대로 전 과정이 진행돼야 하는데 정 연구원은 이와 관련한 업무를 기획하고 수행한다. 정 연구원은 "밥맛이 좋아야 주먹밥의 맛이 좋다며 GS리테일의 프레시푸드는 기본에 충실하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이 프레시푸드에 사용하는 쌀은 완전립(깨지거나 부러지지 않은 쌀 입자) 비율이 95% 이상인 고품질 쌀이다. 완전립 비율이 높을수록 조리 과정에서 쌀 표면이 잘 깨지지 않고 밥맛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정 연구원은 "세미(쌀을 씻는 과정)와 밥이 지어진 후 18도로 급속 냉각해 교반(공기와 함께 섞는 과정)하는 과정에서도 쌀이 최대한 깨지지 않도록 한다"고 밝혔다. 급속 냉각은 미생물 증식과 주먹밥의 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중요 과정이다.

정 연구원이 지난 5년간 연구를 진행한 상품은 120여 종에 이른다. 지금껏 연구하며 맛본 주먹밥은 1만5000여 개에 달한다. 주먹밥 맛의 기본이 되는 밥짓기를 연구하기 때문에 사무실과 연구소, 협력업체 공장 등 모든 현장이 일터다.

정 연구원은 "주먹밥 신상품 1개를 출시할 때는 보통 6~12주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단순히 맛있는 속재료의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아무리 맛있어도 속재료의 수분 함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주먹밥의 선도와 맛이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신상품을 출시할 때는 속재료별로 최적의 수분 함량 비율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연구원이 다양한 속재료 수분 함량 비율의 주먹밥을 먹어봐야 해서 비슷한 맛의 주먹밥 100개 이상을 먹어보게 된다. 최근에 선보인 편스토랑 우승 상품인 '청양명란마요&제육주먹밥'과 '진또갈비주먹밥'은 특유의 매콤한 맛이 있는데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정 연구원이 위장약을 먹어가며 상품 개발을 진행했다.

정 연구원은 "잘 먹지 못하는 매운맛 상품을 출시할 때 더 고생하는 편인데 이런 상품이 좋은 판매 실적으로 이어질 때 매우 큰 보람을 느낀다"며 "국민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각오로 연구에 임한다. 뉴욕에서 셰프로 일할 때보다 매일 수십만 명이 먹는 주먹밥을 잘 만드는 것이 내게 더 큰 보람으로 와닿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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