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루틴'" 쿠팡, 흑자 행진 로켓 달았다
매출 7조원대…사상 최대 분기 매출 이어가
"고객 경험 훼손 없이 수익 냈다는 데 의의"
쿠팡이 지난 1분기에도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분기 매출은 7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3분기 연속 늘리는 데 성공했다. 사실상 흑자경영이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쿠팡의 다음 목표는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서비스 확대다. 4월부터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쿠팡이츠' 할인을 제공하는 등 혜택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1100만명이 가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자리잡았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신규 회원 확보가 필수라는 계산이다.
누가 적자기업이래
쿠팡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7조3990억원(58억53만 달러)라고 10일 밝혔다. 쿠팡의 분기 매출이 7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영업이익 역시 역대 최대인 1362억원(1억677만 달러)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1분기 쿠팡은 247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세부 지표도 좋다. 1분기 기준 쿠팡의 활성고객(해당 기간 중 실제 구매가 이뤄진 고객)은 1901만명으로 전분기 1811만5000명 대비 100만명 가까이 늘었다. 1인당 구매액도 8% 늘어난 38만9050원을 기록했다. 이용자의 양과 질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상품 가격을 올리거나 고객 혜택을 축소하는 고객 경험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도 마진 개선을 달성했다"며 1분기 실적에 의미를 부여했다.
아마존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무료 배송 프로그램을 철회하고 무료배송 기준도 높인 반면 쿠팡은 운영 효율화를 통해 무료 배송 기준과 와우 멤버십 비용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나홀로 성장' 비결은
당초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물가 기조, 유통 시장의 성장 둔화 등을 이유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도 다소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소매유통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쿠팡은 호실적의 비결로 '로켓그로스'를 꼽았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에 입점한 오픈마켓 상품을 쿠팡 물류센터에 입고시켜 쿠팡이 보관부터 판매, 반품까지 처리해 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다.
올 1분기 쿠팡의 로켓그로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90% 늘어났다. 전체 매출의 7%가 로켓그로스에서 발생했다. 쿠팡이 직매입하지 않은 상품까지 '로켓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가 로켓배송 직매입(1P)뿐 아니라 오픈마켓(3P) 상품군으로 확대됨에 따라 성장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롯쿠' 경쟁, 아직 갈 길 멀다
다만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사업·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다. 쿠팡이츠 매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고 외부 활동이 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전통 유통 강자들과의 경쟁 역시 진행형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통 시장 규모는 약 600조원에 달한다. 오는 2026년에는 718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쿠팡의 점유율은 4%대에 불과하다.
유통업계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승부수로 '멤버십' 강화를 꺼내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6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출시한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부터 G마켓, SSG닷컴, 스타벅스 등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모두 포함하는 초대형 멤버십이다.
쿠팡이 지난 4월부터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 쿠팡이츠 할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멤버십 강화의 일환이다. 와우 회원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쿠팡이츠의 매출까지 반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김범석 의장은 "지난해 말 기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이 1100만명을 돌파했지만 추가로 가입할 만한 잠재 소비자들이 많다"며 "와우 멤버십을 지구상 최고 서비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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