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손 잡는 한국기업들…전범기업 협력 가능성도 열려
위원·사무국·자문위도 마련해
도쿠라 “전범기업 참여는 자유”
김병준 “4대그룹에도 열려있어”
7월 서울서 양국 산업협력포럼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장은 지난 3월 미래기금 조성 발표 후속 조치로 10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기금 진행 상황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단체는 기금을 토대로 희귀 광물자원을 제3국에서 공동으로 확보하고, 반도체 공급망도 함께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양측은 향후 경제 협력 성격을 ‘경제 안보’로 규정지었다. 도쿠라 회장은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해 한국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적 기업이 있고, 일본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다”며 “일본의 장점인 소부장과 한국의 설계·양산이 합쳐져야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만큼 이 분야 협력은 큰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두 단체는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미국과 대만까지 포함해 전략 물자인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자원·에너지도 안전 보장 차원에서 언급했다. 김 대행은 “2차전지 제조에서 (리튬 등) 희귀 광물자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각국이 해당 자원을 국유화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만큼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제3국 희귀 광물 공동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양국 재계는 디지털 전환과 그린 산업,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산업 진흥과 함께 코로나19 같은 대유행 전염병 확산에 공동 대처하는 방안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대학 간 교류 강화, 한국 고등학교 교원의 일본 초빙과 인턴십 제공 등도 실시한다.
여기에 활용될 재원은 양측이 10억원씩 내놓기로 한 미래기금이다. 초점은 해당 기금 조성에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등 전범기업이 참여하느냐 여부다. 도쿠라 회장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을 (기금 조성에) 반드시 참여시키거나 배제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다”며 “(일본 재계에) 무차별적으로 골고루 요청할 생각이고, 사업 동참 여부는 개별 기업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일 관계 중요성을 인식하는 회사가 많아 이미 기금 참여 의사를 밝힌 곳도 있지만 해당 기업명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경련에 가입돼 있지 않은 삼성전자·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미래기금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김 대행은 “미래기금 조성 사업은 국민과 산업체, 경제계 등 모두에게 열려 있는 문제”라며 “어떤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전경련 회원 여부와 상관 없이 한일 양국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면 어느 기업도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미래기금 조성을 위해 각 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두고 한국 측 3명(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배상근 전경련 전무)과 일본 측 3명(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구보타 마사카즈 게이단렌 부회장)을 위원으로 하는 기금 운영위원회를 마련했다. 사무국은 전경련과 게이단렌이 맡으며 자문위원장으로는 한국 측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일본 측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정치경제학술원 교수가 위촉됐다.
두 단체는 오는 7월 서울에서 한일·일한 산업협력포럼도 개최하기로 했다. 도쿠라 회장은 “미래기금 운영위원회 첫 회의 소집은 해당 포럼 전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을 통한 한일 간 청년 교류와 경제 협력 등은 양국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한일 간 상대국 화이트리스트 복원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한으로 어느 때보다 양국 경제 협력 여건이 잘 갖춰진 만큼 전경련은 양국 경제에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도록 구체적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특히 “기금을 통한 사업으로 한일 국민 간 상호 이해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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