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를 위한 모든 것'…정부, 관련법 마련·1조 예타 등 지원 나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정부가 양자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에 나선다. 고려대에 이어 두 번째 양자대학원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설립하고 양자 지원 관련법 제정, 1조원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전방위 정책 지원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양자과학기술 발전 비전을 공유하고 신속한 기술 추격을 위한 전략적 산·학·연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제2회 양자과학기술 최고위 전략대화’를 10일 서울 엘타워 엘가든홀에서 개최했다.
전 세계적으로 양자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요국들도 국가 차원의 전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이미 연간 1조원 이상을 양자 분야에 배정하고 있다. 영국도 지난 3월 국가양자전략을 발표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25억파운드(약 4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스위스 방문 당시 현지 양자 석학들을 만나고 양자과학기술 육성과 국제 협력에 강한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정부는 양자 과학기술‧산업의 중장기적 육성을 위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집중육성에 관한 법률(양자법)’ 제정을 추진한다. 1조원 규모의 대형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도 착수했다.
지난 4월 대통령 미국 순방 기간 중 신흥기술로서 신뢰받는 글로벌 시장과 공급망 구축, 인력양성, 공동연구, 표준화 등에서의 협력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한·미 양자정보과학기술 협력 공동성명서’에 두 나라가 서명했다. 기술동맹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번 회의에는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홀딩스, SK텔레콤, 퍼스트퀀텀, SDT 등 산업계 참여가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산‧학·연 협력에 기반을 둔 인재양성과 관련해 이날 과기정통부는 최고급 양자 전문인재(박사급 양자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하는 양자대학원에 지난해 고려대 컨소시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KAIST 주관 9개 대학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양자대학원은 국내 대학원이 기업, 정부출연연구소 등과 협력해 대학‧학제 간 개방형 교육‧연구 기반으로 양자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선정된 KAIST 주관 양자대학원은 앞으로 총 9년(4+3+3년) 동안 242억원을 지원받는다.
석·박사 대상 양자 특화 전문교육과정 개발‧운영, 인건비(50% 이상) 지원, 교육‧진로 상담 등을 통해 총 180명 이상의 박사급 전문인재를 배출한다.
양자과학기술과 같은 초기 기술이라도 장기 기술 개발에만 몰입하다보면 자칫 추진동력이 상실될 수 있어 양자 초기 시장과 산업 육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양자컴퓨팅 분야의 경우, 현 수준에서 구현 가능한 50~100큐비트 수준의 오류를 포함하는 양자컴퓨터(NISQ, Noisy Intermediate -Scale Quantum)로도 유용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투자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혁신주체가 양자과학기술의 경제‧사회적 활용 분야를 모색하고, 양자 알고리즘․소프트웨어(SW)의 활용 잠재력을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양자컴퓨팅 기반 양자이득 도전연구’ 사업이 올 해부터 추진된다.
이번 사업은 그 특성상 기술 수요처와 공급처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도록 돼 있다. 5월 중 최종 선정되면 과제당 연간 10억원씩 3년 동안 지원받는다. 양자컴퓨팅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양대 등이 주관하고 현대자동차가 참여해 수소 생산․저장․활용용 신소재 개발에 특화된 양자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소재혁신양자시뮬레이터 개발’, LG전자와 퀀텀센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이 참여해 첨단 양자센서를 개발하는 ‘양자기술개발선도(양자센서)’ 사업도 올 해 새롭게 착수된다.
금융위원회와 과기정통부가 협업해 양자 초기 스타트업 육성, 연구‧산업화 지원을 위해 400억원 규모의 신용 보증과 정책 펀드 제공에 나선다. 정부는 관련 세부 절차 마련을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 동안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글로벌 양자 학술‧전시 행사인 ‘퀀텀코리아 2023’을 개최한다.
이종호 장관은 “양자는 일부 상용화 진입단계로 본격 상용화까지 우리에게도 추격의 기회가 열려있는데 주요국들이 모두 전력 질주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술 추격의 속도를 높여야 할 때”라며 “양자 경제까지는 장기 레이스가 될 것이며 민-관이 함께 뛰어야 하는 경기인 만큼 인력양성, 기술개발, 활용산업 창출에 산·학·연이 함께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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