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29㎞, 138㎞ 직구 맞아? '광현종' 느려도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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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어도 최고 투수라는 명성은 어딜 가지 않았다.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에이스 양현종(KIA)과 김광현(SSG·이상 35)이 강속구가 아닌 느린 직구로 상대 타자를 노련하게 제압하는 완숙미를 물씬 풍겼다.
양현종은 이날 101개의 공 중 직구를 52개 던졌는데 최고 시속은 146㎞, 최저는 129㎞를 찍었다.
김광현도 예년만큼 직구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지만 최고 145㎞, 최저 138㎞로 힘 조절을 하며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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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로도 완급 조절하며 타자 요리
"윽박지르는 건 한계, 야구 오래 해야"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어도 최고 투수라는 명성은 어딜 가지 않았다.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에이스 양현종(KIA)과 김광현(SSG·이상 35)이 강속구가 아닌 느린 직구로 상대 타자를 노련하게 제압하는 완숙미를 물씬 풍겼다. 이들이 던진 시속 120~30㎞대 구속만 봤을 때는 변화구라고 생각되기 쉽지만 엄연히 직구였다. 전성기 시절처럼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더는 뿌릴 수 없지만 완급 조절의 묘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8년 만에 펼친 선발 맞대결은 그 백미였다. 양현종은 이날 101개의 공 중 직구를 52개 던졌는데 최고 시속은 146㎞, 최저는 129㎞를 찍었다. 구속 편차가 크게 나는 직구에 SSG 타자들은 타이밍을 쉽게 뺏겨 8이닝 동안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김광현도 예년만큼 직구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지만 최고 145㎞, 최저 138㎞로 힘 조절을 하며 던졌다. 비록 6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으나 힘보다 기교를 앞세운 투구가 돋보였다. 승패를 떠나 프로 17년 차, 30대 중반의 베테랑들이 나아가는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 투수전이었다.
십수 년째 리그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둘은 한때 강속구를 자랑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전후로 직구 스피드는 계속 떨어졌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양현종의 직구 평균 구속은 미국에 가기 전인 2020년 144.2㎞였지만 지난해 142.4㎞, 올해 141.8㎞를 기록했다.
김광현 역시 빅리그 입성 전 147.1㎞에서 지난해 145㎞, 올해 143㎞까지 줄었다. 맞대결을 펼친 날에는 양현종이 139㎞, 김광현이 141㎞를 찍었다. 그럼에도 구속 저하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이에 맞는 투구 방법을 터득해 ‘롱런’ 가능성을 높였다.
김원형 SSG 감독은 “우리가 기억하는 김광현은 젊었을 때, 미국 가기 전처럼 150㎞에 가까운 스피드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이미지”라며 “(선수 생활) 마지막 순간까지 그렇게 하면 얼마나 좋겠나. (김)광현이도 사람인지라 나이가 들고 그간 피로감도 축적됐다. 구속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구속 저하에 따른 본인의 변화를 가져가는 부분도 대단한 것”이라며 “변화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김광현의 투구 패턴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현종 역시 “이제 나이가 있어 강하게 윽박지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완급 조절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스프링캠프부터 느리게 던지는 직구를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둘은 이미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양현종은 통산 161승으로 정민철과 함께 역대 최다승 공동 2위, 김광현은 151승으로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양현종은 “목표(송진우의 역대 최다 210승)는 더 멀리 있다”면서 “나도, 광현이도 아프지 않고 함께 오래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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