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 ‘마드리드의 악몽’에서 맨시티를 구하다…레알과 무승부

박강수 2023. 5.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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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같은 자리에서 터진 두 개의 골이 승부의 균형추가 됐다.

페널티 아크 정중앙 부근에서 똑같이 오른발을 휘둘러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전반 36분 골대 왼편 상단을 찔렀고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는 후반 22분 골대 왼편 하단을 뚫었다.

레알에는 '마드리드의 기적'으로, 맨시티에는 '마드리드의 악몽'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을 두 젊은 선수가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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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1-1 무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가 10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 동점골을 넣은 뒤 감격하고 있다. 마드리드/EPA 연합뉴스

거의 같은 자리에서 터진 두 개의 골이 승부의 균형추가 됐다. 페널티 아크 정중앙 부근에서 똑같이 오른발을 휘둘러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전반 36분 골대 왼편 상단을 찔렀고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는 후반 22분 골대 왼편 하단을 뚫었다. 1-1 무승부. 두 차례 골망이 경련을 일으킬 때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양 팀 관중도 전율했다.

맨시티와 레알은 10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경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경기 뒤 “비등한 경기였다. 우리가 더 잘하고 있을 때 그들이 선취골을 넣었고, 우리도 그들이 더 잘하고 있을 때 동점골을 넣었다”라며 “모든 건 맨체스터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니시우스의 첫 득점은 맨시티의 트라우마를 들쑤셨다. 지난해 4월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1·2차전 합산 120분 동안 합산 점수 5-3으로 레알을 앞섰던 맨시티는 추가시간 약 2분을 버티지 못해 동점을 허용했고(5-5) 끝내 연장 결승골을 얻어맞으면서 붕괴했다. 레알에는 ‘마드리드의 기적’으로, 맨시티에는 ‘마드리드의 악몽’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을 두 젊은 선수가 일깨웠다.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가져가며 맨시티의 흐름이 이어지던 전반 중반, 레알의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에두아르두 카마빙가가 루카 모드리치와 원투패스로 측면에서 활로를 뚫었고 그대로 상대진영까지 내달렸다. 속도를 늦추지 않고 사선으로 내준 카마빙가의 패스 결을 따라 비니시우스는 몸의 조준선을 맞춘 뒤 포탄을 쐈다. 22살 에이스의 챔피언스리그 6번째 득점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마드리드/AFP 연합뉴스

‘골 넣는 괴물’ 엘링 홀란드가 이날 21번 터치와 3번의 슈팅에 그치며 침묵하는 사이, 맨시티를 구한 건 더브라위너였다. 로드리, 잭 그릴리시, 일카이 귄도안 등이 매만지며 열어준 골 찬스에서 빨랫줄 같은 궤적의 동점포를 쐈다. 이 골로 더브라위너는 413분 동안 이어졌던 레알의 챔피언스리그 무실점 기록을 깼고 맨티시의 모든 경기 통산 21경기 무패 행진을 지켜냈다.

다만 더브라위너의 골은 미결 사건을 남겼다. 득점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미 공이 터치라인 바깥으로 나갔다가 들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베르나르두 실바가 급히 받아낸 패스에 대해 심판은 문제 없다는 판정을 내렸으나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거칠게 항의했고 결국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뒤 “아웃이었다. 내 말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그렇다”라고 확언했다.

안첼로티와 과르디올라는 감독으로서 이 경기까지 아홉 번 조우했고 다섯 번은 과르디올라가, 세 번은 안첼로티가 이겼다. 두 감독이 비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맨시티로서는 영 기운이 좋지 않던 마드리드 방문 경기 무승부는 나쁘지 않은 성과다. 다만 레알은 1차전을 이기지 못한 지난 아홉 번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두 번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는데 모두 상대가 맨시티였다.

나쁜 징조와 비장한 희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두 팀의 운명을 가를 2차전은 오는 18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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