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택배대란, 아파트 정문앞에 수백상자 야적[르포]

양효원 기자 2023. 5. 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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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의 대단지 아파트가 택배 차량 지상 출입을 안전상 이유로 금지했다.

이날 만난 택배 기사 김모(43)씨는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으로 차량이 들어올 수 있다고 하지만, 차량과 천장 높이가 비슷해 자칫 잘못하면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케이블을 훼손하는 등 문제가 생긴다"며 "배송하는 처지에서도 도난 위험 없이 문 앞에 가져다 두고 싶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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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아파트 "5월부터 지하주차장으로 배송"
택배기사 "지하는 천장높이 낮아 위험"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아파트 정문 앞에 쌓인 택배상자들. 경기 수원 지역 아파트 단지가 택배차 지상출입을 막았다. 그러자 택배기사들이 문전 배송을 거부, 입주자 대표회의와 갈등을 빚고 있다. 입주자들은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라지만 기사들은 배송 차량 높이 탓에 주차장 진입이 불가능하다며 지상출입을 요구하고 있다. 2023.05.10. jt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경기 수원시의 대단지 아파트가 택배 차량 지상 출입을 안전상 이유로 금지했다. 택배 기사들은 문 앞 배송을 거부, 아파트 정문 앞에 택배 박스를 100개 이상 부렸다.

10일 오후 1시께 뉴시스 취재진이 찾은 수원시 팔달구 A아파트 정문 앞에는 택배상자가 100개가량 쌓여있었다.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나와 택배를 찾아가는 주민도 보였다.

주민 이모(34)씨는 "아파트 자체가 지상에 차도가 없는 구조인데 왜 일부 택배사만 지상 출입을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하주차장에 택배 차량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데 이를 거부하는 것은 직무 유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배송 거부 사태가 빚어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아파트 지하주차장. 택배차량 동선을 칠해 놓았다. 2023.5.10. hy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대치상황은 아파트 측이 안전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차량 지상출입을 통제,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 달라고 요구하며 빚어졌다.

A아파트는 2500세대 규모로 지난 3월 회의에서 소방이나 경찰, 이사, 쓰레기 수거 등 긴급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단지 지상 운행을 5월1일부터 전면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한 달간 계도 기간을 두고 각 택배회사 기사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공지, 5월부터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물건을 배달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택배 기사들은 A아파트 지하주차장 구조상 지상 출입을 못하게 하면 문 앞 배송은 어렵다며 이를 거부했다.

수원택배대리점연합(한진·롯데·CJ·로젠)은 지난달 27일 A아파트에 공문을 보내 '전면 통제 시 연합회는 아파트 구조상 직접 배송이 불가하다. 지정된 장소에서 시간을 정해 직접 수령하는 것 외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고 알렸다.

택배 기사들이 문제 삼은 것은 지하주차장의 높이다.

A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차고는 2.3m다. 다만, 택배 차량 출입을 위해 택배 차량 유도 표시에 따라 2.5m 높이 차량이 운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택배 기사들은 보통 택배 차량은 높이가 2.5~2.6m로, 지하 주차장 진입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높이가 낮은 차량을 이용할 경우 기사들이 허리를 숙이고 일해야 해 부상 위험이 있는 데다가 적재량도 줄어 한 아파트에 여러 차례 배송을 와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날 만난 택배 기사 김모(43)씨는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으로 차량이 들어올 수 있다고 하지만, 차량과 천장 높이가 비슷해 자칫 잘못하면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케이블을 훼손하는 등 문제가 생긴다"며 "배송하는 처지에서도 도난 위험 없이 문 앞에 가져다 두고 싶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이 높이를 측정하고 있다. 2023.5.10. hy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결국 택배 기사들은 지난 1일부터 아파트 정문에 택배를 배송하기 시작했고,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에 달하는 박스가 쌓이면서 주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A아파트 측은 지하주차장 출입은 안전을 위한 요구로, 지상 출입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민들이 추가 비용을 내 택배 차량이 들어올 수 있도록 지하주차장 일부 구간 높이를 높였고, 이에 따라 지하주차장을 통해 배송하는 택배 기사들도 있다"며 "지하주차장에 택배 보관함이 있고, 택배사에 출입이 가능한 차량 배정을 여러 번 요청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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