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측, 크론병 묘사 논란 사과 "환자·가족들에 상처 드려"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닥터 차정숙' 제작진이 크론병 묘사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다.

10일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글을 게재했다. 이 글을 통해 제작진은 "지난 5월 6일 7화에서 방송된 특정 질환 에피소드로 환자 분들과 가족 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제작진은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투병 중인 환자 분들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리며, 드라마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주의하여 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6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 7회에서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남성 환자의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극 중 이 남성을 향해 장인 역할 캐릭터는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냐. 내 딸 인생을 망쳐도 분수가 있지"라며 화를 냈고, 장모 역할 캐릭터는 "이 병은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고 쏘아 붙였다. 이런 가족들의 독설 속에 항문 복원 수술에 실패한 예비 사위는 삶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해당 장면이 전파를 탄 후 크론병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드라마 시청자게시판에는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 없이 '유전', '몹쓸 병'이라며 크론병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비판 글이 이어졌다. 실제 환자와 가족들에게 상처를 남긴 것은 물론이고, 크론병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관련 민원들이 접수됐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유전적 요인, 면역 요인, 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