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세달만에 ‘턱걸이’ 흑자전환···상품수지 언제쯤 회복되나

이윤주 기자 2023. 5. 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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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수입 대폭 늘어 흑자 전환 기여
상품·서비스 수지 적자 기조는 지속
한은도, 경상수지 하향 조정 불가피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3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 3월 경상수지가 세달만에 가까스로 흑자전환했다. 상품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배당수입이 전년 동월대비 큰폭 늘어난 영향 덕분이다. 한국은행은 국내기업의 배당 지급이 늘어나는 4월에도 균형 수준의 경상수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1분기 경상수지가 44억6000만달러 적자로 분기 기준으로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불확실성이 높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2억7000만달러(약 3582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1월(-42억1000만달러)과 2월(-5억2000만달러)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3개월 만의 흑자다. 다만, 흑자폭은 지난해 3월(67억7000만달러)보다 65억달러나 적다.

이로써 1분기(1∼3월) 전체 경상수지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148억8000만달러)과 비교해 경상수지가 193억4000만달러나 줄었고, 2012년 1분기 12억9200만달러 적자 이후 11년 만에 분기 적자를 보였다. 한은이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예상한 올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44억달러로,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적자가 상반기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고 상품 및 서비스수지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상반기 기준으로 전망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경상수지가 세달만에 흑자전환한 것은 본원소득수지, 그중에서도 배당소득 수지의 대규모 흑자 덕분이다.

3월 배당소득 수지는 31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28억6000만달러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국내 송금할 때 법인세 혜택을 주는 익금불산입제도가 지난 1월부터 도입되면서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신 국장은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입에 대한 법인세 혜택 제도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상수지 양대 축인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는 적자가 이어졌다.

3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66억9000만달러 감소하면서 11억3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6개월 연속 적자행진이다. 반도체 등 수출(564억달러)이 작년 3월보다 12.6% 줄었고, 수입(575억2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2.5%(14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역시 11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서비스수지는 19억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보다 20억8000만달러 줄었다.

수출화물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운송수지(-2000만달러)가 적자를 기록했고, 해외여행이 늘면서 여행수지도 7억4000만달러 적자였다. 올 3월 입국자 수는 80만1000명, 출국자 수는 14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무역수지 적자폭이 줄어드는 등 경상수지도 점차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전세계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출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고, 중국인 관광객이 들어오는 효과도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어서다. 한은도 오는 25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경상수지 연간 260억달러 흑자 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4월 무역수지가 2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또 계절적으로 4월의 경우 대규모 외국인 배당지급이 예정돼 있어 본원수지 흑자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 국장은 “통상 4월에는 외국인 배당지급이 대규모로 있어 경상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왔지만, 지난해 우리 기업의 경영성과가 좋지 않아 배당지급은 작년보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 상품과 서비스수지 최근 개선 흐름 등으로 4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경제연구기관들도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잇따라 하향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60억달러로, 지난 2월에 제시했던 전망치(275억달러)보다 100억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의 경우 당초 17억달러 흑자에서 100억달러 적자로 전망치를 대폭 끌어내렸다. 한국금융연구원 역시 지난 9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는 상반기 65억달러 적자, 하반기 248억달러 흑자로 연간으로는 183억달러 흑자로 예상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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