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오일머니의 힘’…세계 축구 변방서 중심으로 떠오를까

박효재 기자 2023. 5. 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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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게티이미지



리오넬 메시(36·파리 생제르맹)마저 차기 행선지로 유럽 리그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를 택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사우디의 자금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10일 각종 외신 보도와 이적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시는 사우디 리그 팀으로부터 연봉과 각종 부대 수입 포함 연간 최소 4억달러(약 5297억원) 이상을 제안받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에 이어 메시까지 사우디행을 확정한다면 다른 슈퍼스타들의 사우디 진출도 가속화될 수 있다. 이날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세르히오 부스케츠(35)가 다음 시즌 사우디 알힐랄로 이적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디가 세계 축구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우디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전부터 축구 시장 투자에 속도를 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2021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했다. 당시 하위권을 전전하던 뉴캐슬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감독과 선수를 영입하며 순위를 끌어올렸고, 이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팀으로 떠올랐다. 사우디는 이후에도 카타르 월드컵 이후 호날두 영입, 메시의 사우디 관광청 홍보대사 임명 등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을 사우디로 돌리려는 노력을 꾸준히 펼쳤다. 사우디는 그리스와 이집트에 2030 월드컵 공동 개최도 제안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해 12월3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나스르와 계약에 사인한 뒤 유니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런 투자는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피해 스포츠, 관광, 레저 등 다른 산업 저변을 확대하려는 국가 경제전략이어서 앞으로도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국가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이슬람교도가 아닌 관광객들에게도 일부 성지 방문을 허용하고, 여성 운전도 허용하고 있다.

AFP통신은 전날 계약 진행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메시 영입 시도는 관광객과 각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메시는 선수 생활의 끝자락에 있는 선수로 축구만을 위해 사우디에 데려오려는 게 아니다. 사우디의 인지도와 매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사우디는 현재 슈퍼스타뿐만 아니라 장래가 유망한 어린 선수들도 데려오려고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스타 선수들을 보려고 사우디를 방문하게 하는 것이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투자인 만큼 메시 영입에는 호날두를 영입했을 때처럼 특정 구단 자금뿐만 아니라 PIF 돈까지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사우디의 축구 시장 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인권 탄압 국가 사우디가 스포츠로 이미지를 세탁하려 한다는 이른바 ‘스포츠워싱’ 지적은 계속 제기된다. 앞서 사우디는 포뮬러 원, LIV 골프 투어 개최 등에 수억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인권 탄압 실태를 가리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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