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브의 반짝임 – 사브 9-3 모델 히스토리

2023. 5. 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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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9-3 모델 히스토리

브랜드를 대표하는 차량들은 시간이 흐르고, 또 단종이 되어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된다.

사브(Saab) 브랜드의 대표적인 모델, 9-3 역시 마찬가지다. 9-3는 물론이고, 사브 브랜드 역시 이제는 자동차 시장에서 낯선 울림이 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9-3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상당하다.

브랜드의 새로운 도약을 알렸지만, 결국 브랜드의 폐지와 함께 할 수 밖에 없던 사브 9-3. 과연 사브 9-3는 어떤 역사와 이야기를 갖고 있을까?

사브 900

사브 900의 뒤를 잇다

지금이야 ‘북유럽 자동차 브랜드’라 한다면 다들 볼보(Volvo)를 먼저 떠올리지만, 20세기 말까지만 하더라도 ‘사브’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더욱 많았다. 특히 사브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논란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인정 받는 브랜드였다.

오늘의 주인공, 9-3는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사브 브랜드를 대표하는 900의 후속 모델로 개발되었다. 덧붙여 당대 시장 상황, 그리고 GM으로 인수되었던 브랜드 상황으로 완전한 신차 개발이 아닌 ‘대대적인 부분 변경’ 개념으로 개발되었다.

사브 초대 9-3

1998-2003 // 사브의 새로운 시작과 함께 한 초대 9-3

초대 9-3는 그 시작부터 불안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브 브랜드는 브랜드의 주력 모델에게 9-3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 했지만, 사실 내부적으로는 전작인 900의 단점을 개량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900의 개발 단계부터 예상된 문제였다. 900의 개발 초기에는 사브의 중형 모델인 9000에 사용된 ‘타입 4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지만, 개발 중 오펠 벡트라 등에 적용된 GM2900 플랫폼으로 선회한 것이다.

사브 초대 9-3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이 담아내고자 했던 여러 요소들은 한층 작아진 플랫폼으로 인해 많은 부분이 조정되고, 폐지될 수 밖에 없었다. 이 때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바로 초대 9-3의 역할이며 등장의 이유였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정말 많은 부분으 개선된 덕에 9-3은 우수한 차량으로 등장한 것이다. 디자인 역시 9-5와 패밀리 룩을 이웠을 뿐 아니라 스포티하면서도 깔끔한 사브 고유의 매력을 잘 드러냈다.

3도어, 5도어 해치백 그리고 컨버터블 사양은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고, 차량 전반의 품질 및 주행 성능의 개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액티브 헤드 레스트와 나이트 패널 역시 계승되었다.

사브 초대 9-3

더불어 파워트레인에서도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기존의 H 엔진 외에도 154마력의 출력을 내는 신형 B204 저압 터보 엔진과 185마력까지 출력을 끌어 올린 고출력 사양도 마련되었다. 더불어 디젤 사양 역시 제공되었다.

초대 9-3는 2002년까지 32만 이상의 판매를 달성하며 ‘브랜드의 부활’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사브 2세대 9-3

2003-2014 // 새로운 가능성, 그러나 아쉬운 퇴장, 2세대 9-3

200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2세대 9-3는 GM이 앞세웠던 ‘글로벌 아키텍처’의 기조를 반영했지만, 브랜드 고유의 매력과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 또한 잊지 않은 차량이었다.

당대의 말리부, 아우라 그리고 G6 등과 같은 GM 입실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자칫 고유한 캐릭터라 사라질 뻔 했지만, 한층 넉넉해진 차체 위에 사브 고유의 디자인을 매끄럽게 그려냈다.

체급이 한층 커졌지만,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차량 중에서는 가장 짧은 휠베이스로 ‘9-3’의 아이덴티티를 지켰다. 또한 세단 사양이 중심이 되었다. 그래도 3도어를 기반으로 한 컨버터블 그리고 스포츠 콤비 모델이 순차적으로 등장했다.

사브 2세대 9-3

실내 공간의 구성이나 기본적인 기술 구성은 사브 고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GM의 에코텍 엔진이 중심이 되었지만, 175마력과 210마력의 고성능 라인업이 준비되며 사브의 매력을 더했다.

더불어 기술 부분에서도 사브 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액티브 헤드 레스트와 후륜 제어 시스템을 묶은 새로운 ‘ReAxs’ 기능을 추가해 급제동 시의 안정감을 더했다. 더불어 미국 시장에서의 다채로운 트림 구성 및 에디션 모델을 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브 2세대 9-3

2008년에 진행된 부분 변경은 대대적인 디자인 개선 및 각종 부품 변경 및 개선 등이 더해졌다. 특히 당대의 사브 컨셉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한 프론트 엔드를 통해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외형 전반의 개선은 물론 실내 공간 또한 대대적인 개선과 변화를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 올렸고, 소재 및 마감, 그리고 도색 부분에서도 새로운 요소들이 더해져 ‘9-3의 생명력’에 힘을 더했다.

사브 2세대 9-3

더불어 고성능 모델의 강화를 통해 255마력 사양의 터보 사양이 출시되었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280마력까지 출력을 끌어 올린 터보 X 사양이 한정 사양으로 판매되며 9-3만의 매력을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2009년에는 9-3 콤비를 새롭게 손질해 9-3X를 개발, 시장에 출시했고 2012년에는 9-3 인티펜던스 에디션 등을 선보이며 ‘시장의 기호’에 대응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미 사브 브랜드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사브 2세대 9-3 콤비

2014년에는 스웨덴의 NEVS 산하에서 9-3가 생산되었다. 220마력의 엔진을 적용했지만 최신의 안전 기술을 충족시키엔 부족한 부분이 많아 소량 한정 판매 방식을 택했다. 사브는 여러 방식으로 규정을 대응하고, 또 투자 자금을 확보를 위한 노력을 했지만 결국 ‘이별’을 막지 못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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