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끈한 러시아, 입맛은 안 바뀌네"...초코파이·도시락 매출 '高高'

유엄식 기자 2023. 5. 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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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며 양국의 외교 관계가 냉각됐지만,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식품 기업은 우려와 달리 판매 실적이 호조를 이어갔다.

━팔도 도시락 판매량 증가로 지난해 연매출 5000억 육박...올해 1분기 더 잘 팔렸다━러시아 '국민 라면'으로 불리는 팔도의 용기형 라면 도시락도 판매량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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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오리온, 롯데웰푸드, 팔도 러시아법인 매출 동반 상승
러시아 한 마트 매대에 초코파이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오리온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며 양국의 외교 관계가 냉각됐지만,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식품 기업은 우려와 달리 판매 실적이 호조를 이어갔다. 식품이 규제 대상인 군수 물자와 직접 관련이 없고 초코파이, 도시락(컵라면) 등 인기 제품이 장기간 현지에서 팔리며 수요층이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오리온, 롯데웰푸드 1분기 러시아법인 매출 50% 이상 늘어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러시아법인의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액은 482억원으로 전년동기(303억원) 대비 59% 증가했다.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12종의 초코파이를 판매하고 있다. 마시멜로 대신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라즈베리 크림 등을 넣은 특화 상품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초콜릿류를 가미한 비스킷 신제품도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가동한 트베리 신공장(제3공장)도 가동률이 10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300억원을 추가 투자해서 현지에 젤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오리온 러시아법인은 지난해 매출 2098억원, 영업이익 3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9.4%, 영업이익은 106.9% 각각 성장했다. 2003년 러시아 진출 후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넘었다. 1분기 매출을 고려하면 올해에도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롯데웰푸드 러시아법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9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59.1%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와 맛과 모양을 차별화한 몽쉘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나타내자 지난해부터 현지 생산을 준비해왔다. 오는 9월경 현지에서 생산한 몽쉘 판매가 본격화되면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팔도 도시락 판매량 증가로 지난해 연매출 5000억 육박...올해 1분기 더 잘 팔렸다
러시아 '국민 라면'으로 불리는 팔도의 용기형 라면 도시락도 판매량이 늘어났다. 현재 팔도는 러시아에서 도시락 6종을 판매 중인데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팔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도시락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현지 대형마트에 진열된 도시락. /사진제공=뉴스1
팔도는 도시락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팔도 러시아법인(도시락루스(유), KOYA(유))의 매출액은 4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62.4% 증가했다. 2021년 팔도 국내법인 매출액(4871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팔도 러시아법인 순이익은 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우려와 달리 러시아 정부는 최근 양국 외교 관계를 이유로 국내 식품 기업에 불이익을 주거나 별도 제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은 정상 가동하고 있으며 유통 분야에서도 차별받지 않고 있다"며 "현재 사업 운영에는 차질이 없지만 향후 상황 악화에 따른 예기치 못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초코파이와 도시락처럼 오랫동안 시장에서 사랑받은 제품은 쉽게 점유율이 떨어지지 않고, 경쟁력 있는 대체 상품도 마땅치 않다"며 "먹거리는 다른 산업보다 정치적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심각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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