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야구선수들 자랑스럽다 [헐크의 일기]

[스포츠서울] 모든 경기를 다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이번 제13회 동아시아컵 야구대회를 생각하니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야구도 없는 나라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새로운 것들을 배운다는 것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을 것이다.

내가 그나마 남들보다 조금 야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다 부모님 덕분이다. 야구를 시작할 때 부모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모른다. 부모님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나 야구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 있으면 야구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라오스는 야구 자체가 없기 때문에 우리끼리 야구를 배워야 하고 우리끼리 연습과 게임을 해야만 했다. 그렇다보니 자체 청백전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플레이가 나오면 선수들이 당황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게 시작했던 라오스 선수들이 어느덧 10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렇게 국제대회에도 참가하고 또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내가 그나마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야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덕분에 중학교 1학년부터 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전국대회는 다 따라 다녔다.

이렇게 유급할 때까지 전국대회는 부모님의 헌신과 사랑 덕분에 전국대회를 다 따라 다니면서 야구가 무엇이고, 어떻게 경기를 하고, 어떻게 게임을 운영해야 하는지 스탠드 위에서 다 보았다.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모든 경기를 다 기록하고, 분석하고, 연구했다.

어린시절부터 많이 보고 선배들의 멋진 플레이를 따라 했던 것이 오늘의 내가 됐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조금 아쉽다는 것은 볼 수도 없고 많이 들을 수도 없어 몸으로 실천하는것도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도 척박한 곳에서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다.

그렇게 척박한 곳에서 야구했던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번에 태국에서 벌어진 제13회 동아시아컵 야구대회에 라오스 팀이 첫 출전해 2승 2패로 5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는 그나마 동남아에서 잘 한다는 여러 팀이 출전했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 라오스 선수들이 몇 위 할 수 있고,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무려 5위를 했다. 팀의 주장인 조가 이번 대회에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10년 만에 이런 큰 대회에서 조가 당당하게 방어율 1위 했다는 것이 솔직히 믿어지지 않고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다가온다. 국제대회 경험이 별로 없는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계속 야구 한다면 라오스 국가대표 야구 팀이 멀지 않아 동남아시아에서 최고의 강팀이 될 것이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