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부터 ‘와우’···쿠팡, 첫 연간 흑자 청신호

노도현 기자 2023. 5. 10. 15: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올해 1분기에 7조원대 매출에, 13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2010년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연간 흑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흑자전환을 계기로 국내 유통 선두 신세계그룹과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억677만 달러(약 1362억원·분기 평균 환율 1275.58원)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7742만 달러로 2014년 로켓배송 도입 후 처음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4분기 8340만 달러를 거둔 데 이어 이어 3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이다. 한 분기에 영업이익 1억 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2억571만 달러를 낸 것과 비교하면 대반전이다.

1분기 매출은 58억53만 달러(약 7조3990억원)로 분기 최다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51억1668만 달러)보다 13% 늘었다. 순이익은 985만 달러(1160억원)로 전년 동기(순손실 2억929만 달러)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에 집중하느라 만성 적자를 이어온 쿠팡은 지난해 3·4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도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선 쿠팡이 올해 1분기부터 흑자로 출발한 만큼 첫 연간 흑자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개월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은 4억5100만 달러(약 5753억원)로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투자하고도 돈이 남을 만큼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얘기다. 현금 창출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올 1분기 조정 에비타(EBITDA, 세금·이자·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는 2억491만 달러였다.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사업·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는 4745만 달러 손실이었지만, 그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1분기 쿠팡에서 한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은 5% 늘어난 1901만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고객 매출은 305달러(약 39만원)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호실적의 배경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다양한 상품 제공, ‘로켓그로스’를 통한 오픈마켓 제품의 로켓배송 확대, 소비자 혜택을 줄이지 않고도 수익성을 개선한 운영 효율화를 꼽았다. 보관·포장·배송·반품을 모두 쿠팡이 담당하는 로켓그로스를 통한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90% 늘었다. 1분기 매출의 7%, 전체 제품 판매량의 4%를 차지한다.

김 의장은 “거대한 유통시장에서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라며 “우리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을 두고는 “지구상 최고의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혜택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국내 유통 부문 시장점유율은 4.4%로 신세계·이마트(5.1%)에 이어 2위권이다. 다음달 초 신세계그룹이 온오프라인 계열사 혜택을 총집합한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를 개시하는 등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유통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날 신세계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52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6.8%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11.5% 줄어든 1조5634억원, 순이익은 14.8% 감소한 1286억원이었다. 백화점 사업 매출은 6.1% 증가한 6209억원으로 9분기 연속 성장했지만, 자회사 실적이 업황에 따라 엇갈렸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