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혈압·심뇌혈관 합병증 젊은층도 해마다 증가
[인천=뉴시스] 함상환 기자 = 세계고혈압연맹(WHL)이 지정한 5월17일이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사망 위험 요인 1위로 발표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20대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해당될 정도로 흔하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20~30대 젊은층 환자도 크게 늘어 나이가 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국민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701만명으로 2017년의 약 602만명에 비해 16.5%나 증가했다.
특히 20대와 30대의 증가율은 각각 44.4%와 26.6%로 평균 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질환에 대한 인지율은 현격히 낮고,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팩트시트2022’에 따르면 20~30대 고혈압 환자의 질환 인지율은 19%로 20대 이상 전체 인지율인 69.5%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났다.
◇혈압 올라가면 심뇌혈관 질환도 증가
젊은층 고혈압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비만과 스트레스를 꼽는다. 실제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20~30대 비만 환자는 2017년 대비 65.5%나 증가했다.
비만으로 혈액 내 인슐린 농도가 증가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 활성도가 증가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는 것을 방해해 혈압을 높인다.
문제는 고혈압 환자 증가세에 따라 합병증인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 유병률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이다.
또 2030연령대의 심혈관질환 환자 수는 2017년 대비 39.7%, 뇌혈관질환은 23.1% 증가했으며 모두 평균 증가율보다 높은 수치로 고혈압으로 인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장이 커지는 심부전증, 협심증, 심금경색,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한다.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면 각종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해야 한다.
◇가족력 등 고위험군 자주 혈압측정 필요해
혈압은 피가 혈관 속을 흐를 때 혈관벽에 미치는 압력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고혈압 진단 기준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상태다.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심혈관질환 병력, 무증상 장기 손상 유무, 체중, 음주, 흡연 여부 등을 종합해 심뇌혈관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저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적극적인 생활요법을 시행하고 혈압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식사습관과 운동, 금연과 절주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간혹 젊은 환자들은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혈압약은 중독성이 있다는 오해, 한번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 등으로 약물치료를 기피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혈압약은 중독성 있는 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염려를 할 필요는 없다. 비만, 약물, 음주 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개선돼 혈압이 조절되거나 생활요법으로 관리가 되는 상황이라면 약을 줄이거나 중단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해야 하고 약물 감량이나 중단 후 혈압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과장은 “젊은층일수록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치료에 대한 적극성도 떨어진다”며 “고혈압 환자 중 절반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정기적인 혈압 측정으로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젊은 나이라도 심혈관질환과 고혈압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더 자주 혈압을 측정하고 목표혈압을 130mmHg까지 낮추고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평상시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기름진 음식이나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저염식, 채소 위주의 식습관이 도움이 된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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