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원대 '포천 부동산 투자사기' 회장 부부에 중형

유사수신업체 회장 징역 25년, 아내 징역 20년
"30% 고수익 보장" 미끼 투자자 3천여명, 투자금 3천억원 모아
경기 포천 식물원 인수해 '회장' 직함으로 활동
피해자 대부분 부산 거주…재판부 "수사 진행 중에도 투자금 유치"

부산지법 동부지원. 송호재 기자

3천명 넘는 피해자에게 3천억원대 피해를 입힌 '포천 부동산 투자사기' 주범인 유사수신업체 회장 부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유사수신업체 회장 A씨에게 징역 25년, 부인 B씨에게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업체 대표이사 C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군 장성으로 근무하면서 이들 부부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예비역 장성 D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이들 부부에게 수사 상담을 해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E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A씨 부부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산 경매 낙찰 사업이나 부실채권을 되파는 사업에 투자하면 연평균 3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 3천여 명으로부터 3천억 원 넘는 투자금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유사수신업체를 운영하다 경기도 포천의 한 식물원을 인수해 회장 직함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유사수신업체를 통해 운영한 부동산과 부실채권 사업만으로는 피해자들에게 투자원금과 약정한 수익금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가운데 일부만 수익사업에 사용했고, 나머지는 법인 운영경비나 다른 용도로 유용했다.

주로 약정기간이 끝난 투자자들에게는 신규 투자금으로 투자원금과 수익금을 상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으로 자금을 운용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부산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일당은 주로 중장년층의 노후자금을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해자 수가 3천명을 넘고 전체 피해 금액도 3천억 원을 넘는 대규모 조직적 사기범죄로, 피고인들은 다수의 사기 전과가 있음에도 또 조직적 사기범죄를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거액의 신규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일부 피해자들에게 원금이나 수익금을 지급했으나 이는 추가 투자를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피해를 회복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상당수 피해자들은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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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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