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하락에 ‘대출 갚자’···5대 은행 전세대출 올해 들어 7조 줄어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7조원 이상 감소하며 가계대출 축소를 이끌고 있다. 은행권에선 최근 전셋값이 하락해 보증금 일부를 되돌려받은 세입자들이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을 갚는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5개 은행의 지난 4월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24조8796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7346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서만 7조1074억원이 감소했다.
전세대출의 감소 속도는 주택담보대출보다 빠르다.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0.8% 감소하는 동안 전세자금 대출은 5.4% 줄었다.
지난해 금리가 올라 가계 신용대출이 매달 조 단위로 감소할 때도 전세자금 대출은 소폭이나마 꾸준히증가했다. 실거주 세입자들의 대출 수요가 있어서다.
전세자금 대출이 줄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당시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연 5~7%로 상승하자, 대출 이자 부담이 큰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전세 대출 축소가 시작된 계기가 고금리였다면, 최근엔 전셋값 하락이 대출 축소를 이끄는 것으로 해석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85.47로, 2020년 10월(85.03) 이후 최저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셋값이 하락해 종전보다 적은 액수로 전세 계약을 다시 한 차주(대출받은 사람)들이 그 차액만큼 전세대출을 상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전세대출 금리가 하락해 비용 측면에서 월세보다 전세가 유리해지면서,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증가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월세 수요가 급증해 서울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이 4.9%(한국부동산원 2월 기준)로 올랐지만,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최저 연 3%대까지 내려왔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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