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배수관 없는 땅속배수 기술 개발… 논에서 밭작물도 ‘쑥쑥’

박정민 기자 2023. 5. 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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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논 타작물 재배 시기에 맞춰 밭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왕겨 충진형 땅속 배수 기술'을 10일 선보였다.

쌀 수급 안정과 밭작물 자급률 향상 정책으로 논에서 밭작물을 재배하는 면적이 꾸준히 늘고 있어 왕겨 충진형 땅속 배수 기술의 현장 활용이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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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겨 압축해 땅속에 묻는 물관리 기술, 굴착식보다 시공비용 77.8% 절감
논에 밭 작물 재배 시 원활한 배수로 생산성 향상 효과

농촌진흥청이 논 타작물 재배 시기에 맞춰 밭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왕겨 충진형 땅속 배수 기술’을 10일 선보였다.

이 기술은 땅 속에 배수관을 묻지 않고 트랙터로 땅속 50cm 깊이에 지름 50mm 크기로 구멍을 뚫고 스크루 장치로 왕겨를 압축해 넣어 왕겨 사이로 물이 흐르게 하는 기술(사진)이다. 시공이 간편하고 쉬우며 배수관을 사용하지 않아 기존 굴착식 땅속 배수 기술(1ha당 3726만 원)보다 77.8%(825만 원), 무굴착 땅속 배수 기술(1231만8000원)보다 33% 가량 시공비를 절약할 수 있다.

논에서 왕겨충진형 땅속배수 시공을 하는 모습(제공 농진청)

땅속 배수 시설은 주로 중장비(굴착기)를 이용해 땅을 파고 배수관을 묻어 그 안에 소수재(자갈)를 충전한 뒤 되메우기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 방식은 노동력과 시공비용이 많이 들고, 시공 뒤에는 토양이 교란돼 비옥도가 불균일해지는 단점이 있다. 또 사용기간이 지나면 배수관이 막혀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배수관을 철거하고 다시 설치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왕겨 충진형 땅속 배수 기술에 쓰이는 왕겨는 도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공극률(단위 면적당 왕겨가 차지하는 공간을 뺀 빈 공간의 비율)이 79%로 높아 왕겨 사이로 물스밈성(투수성)이 좋다. 성분 중 탄소 비율이 42%로 높아 잘 부패하지 않기 때문에 약 13.5년 동안 배수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을 물 빠짐이 좋지 않은 논에 적용해 시험한 결과, 과습 누적일수(전 생육기간 동안 지하수위 30㎝를 초과한 일수의 합)가 25일에서 3일로 크게 줄었으며, 콩 수확량도 35%나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쌀 수급 안정과 밭작물 자급률 향상 정책으로 논에서 밭작물을 재배하는 면적이 꾸준히 늘고 있어 왕겨 충진형 땅속 배수 기술의 현장 활용이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기열 농진청 연구관은 "왕겨 충진형 땅속 배수 기술을 2024년부터 농진청 신기술 시범사업을 통해 논 콩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 기술을 활용해 논에서 타작물 재배가 확대되고 안정적인 수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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